“양국이 최종 사인만을 남겨두고 있다”던 시장 일각의 전망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서틀 이코노믹스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대중(對中) 수입품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율 인상을 관보로 공지한 뒤, 미·중 무역협상 타결 확률을 50%로 낮췄다. 종전까지 제시됐던 협상 타결 확률은 70%였다.

협상 타결과 분쟁 격화의 가능성이 반반으로 맞선 가운데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는 미국보다 중국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과 중국이 상호 25% 수입 관세를 부과하면 첫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중국 1.22% 포인트, 미국 0.31% 포인트, 전 세계 0.11%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1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는 미·중 고위급 협상 종료 이후 “중국의 6%대 성장률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UBS는 중국 경제성장률 하락 폭을 0.3~0.5% 포인트,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럴은 0.2~0.3% 포인트, 바클레이스는 0.3~0.5% 포인트로 예상했다.

앞으로는 작은 변수에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금융투자업계는 우려한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무역전쟁은 전 세계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이고, 장기화되면 더욱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려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중장기적으로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기업·소비심리 저하, 금융여건 악화 등 세계 경제의 하강 위험이 더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무역갈등도 조만간 수면 위로 부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주요국의 경제 상황을 진단하며 “최근 들어 미국과 EU 사이에 추가 관세 부과를 둘러싼 무역갈등이 점차 구체화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미 무역대표부가 지난달 8일 추가 관세 예비품목을 발표하자 EU 집행위원회가 이에 대응해 보복관세 부과 방침을 내놓고 대상 품목을 공개한 게 대표적 사례라고 한은은 소개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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