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가수 박효신. 출중한 가창력 덕분에 팬들 사이에서 ‘갓효신’으로 통하는 그는 뮤지컬 시장에서도 흥행 보증 수표로 통하고 있다. 글러브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달 18일 온라인에서는 한 가수의 콘서트 입장권을 구하려는 티케팅 전쟁이 벌어졌다. 이날 오후 8시에 시작된 1차 예매 티켓(약 4만5000석)은 예매 시작과 함께 동이 났고, 한 예매 사이트의 경우 접속자가 60만명 넘게 몰리면서 서버가 다운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콘서트의 주인공은 가수 박효신(38·사진)이었다. 그는 다음 달 29일부터 3주 동안 6회에 걸쳐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공연을 연다. 콘서트는 2016년 이후 3년 만에 여는 공연. 2차 예매(약 4만5000석)는 지난 2일 진행됐는데 이때도 티케팅 열기는 대단했다. 소속사 글러브엔터테인먼트는 “(2차 예매에도) 접속자가 55만명 넘게 몰렸다”며 “이번 공연은 솔로 가수 콘서트로는 체조경기장 역사상 가장 많은 총 10만명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음원 시장에서도 박효신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지난 6일 공개한 신곡 ‘굿바이’는 거의 모든 음원차트 정상을 휩쓸었다. 종전까지 1위를 다투던 그룹 방탄소년단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밴드 잔나비의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걸그룹 트와이스의 ‘팬시’를 모두 밀어냈다.

박효신의 이 같은 인기에는 주목할 만한 지점이 많다는 게 가요계 안팎의 평가다. 고등학생이던 1999년 ‘해줄 수 없는 일’이 실린 데뷔 음반을 발표하며 활동을 시작한 그는 음악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방송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20년간 정상급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 2010년 6집을 발표하고 군에 입대해 잠시 공백기를 가진 적도 있지만 인기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2014년 내놓은 싱글 ‘야생화’ ‘해피투게더’ 등이 잇달아 히트하면서 건재를 과시했고, 2016년 내놓은 7집 음반은 여러 수록곡이 동시에 인기를 끌었다.

그렇다면 박효신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첫손에 꼽을 수 있는 이유는 뛰어난 가창력이다. 독특한 건 그의 창법이 지난 20년간 서서히 바뀌었다는 점이다. 한때 그는 묵직한 목소리로 과잉된 감정을 담아내는 ‘소몰이 창법’으로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는 담백하고 부드럽게, 하지만 호소력은 잃지 않는 목소리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수 이적은 과거 한 라디오 방송에서 박효신의 창법 변화가 확연하게 드러나기 시작한 ‘야생화’를 거론하며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홈런타자가 타격폼을 바꾸면 홈런을 못 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타격폼을 바꾸고 홈런을 더 치게 될 수 있게 된 것 같다.”

음악계에서 천재 뮤지션으로 통하는 프로듀서 정재일과 2014년부터 꾸준히 협업하며 수준 높은 작업물을 내놓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두 사람은 지난 1월 17일 방송된 음악 프로그램 ‘너의 노래는’(JTBC)에 동반 출연해 함께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강태규 음악평론가는 “박효신은 콘서트 위주의 활동을 통해 보컬리스트로서의 이미지를 확고하게 구축한 흔치 않은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미지 관리를 굉장히 잘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직접 곡을 쓰면서 자신의 음악적 히스토리까지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는 만큼 팬들 사이에서 그를 향한 신뢰감은 앞으로도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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