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뉴시스

한·미 양국에서 닮은꼴의 기준금리 인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낮은 물가상승률, 미·중 무역협상 장기화가 ‘인하론’에 무게를 싣는다. 하지만 중앙은행이 인하론에 쉽게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두 나라가 비슷하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고 진단하는 경제학자들 비중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이달 설문조사 결과, 연준의 향후 기준금리 인하를 예측한 비중이 51%로 인상(49%)을 웃돌았다. 기준금리 인하를 예측한 비중은 지난 3월 19%, 지난달 44%에 머물렀었다.

인하론의 첫 근거는 목표치(2%)를 밑도는 물가상승률이다. 서비스, 의류·신발, 항공운송 등을 토대로 따지는 미국의 ‘코어(핵심)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2월 1.95%에서 올해 3월 1.55%로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이 낮다”는 트윗을 날렸고, 제롬 파월(사진) 연준 의장은 “이 같은 낮은 수치는 일시적인 요인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말해야 했다.

재부상한 미·중 무역전쟁 리스크도 통화정책의 변수로 떠올랐다. 관세 전쟁의 단기적 타격은 중국에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도 악영향을 받는다는 게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이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높은 관세가 소비 지출을 크게 줄이면 연준이 ‘인내심’ 태도를 바꿔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를 낮춰 돈을 풀어야 할 시기가 올 수 있다는 얘기다.


‘낮은 인플레이션’ ‘무역전쟁 여파 우려’라는 2가지 요인은 한국 경제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내부에서도 인하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지난 7일 공개된 지난달 18일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현재 기준금리 수준이 의심의 여지없이 완화적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이 장기간 1% 초반에 머무르는 현상은 우리나라 물가 흐름에 있어 새로운 사건”이라고 언급한 금통위원도 있었다. 의사록 공개 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2월에 비해 금통위원들의 완화적 기조가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바클레이즈는 한은이 3분기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학계에서도 “재정정책과 함께 완화적 통화정책이 필요한 시기”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기록적인 설비투자 감소에 따른 ‘1분기 역성장 쇼크’의 충격이 가시기 전에 미·중 무역전쟁이 ‘하방 리스크’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이든 미국이든 중앙은행이 신속하게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은 크지 않다. 미 연준의 경우 관세 인상이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줄 가능성을 살피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덩치를 불린 가계부채 등 금융불균형 문제가 부담스럽다. 기준금리를 낮추면 시장에 풀린 유동성이 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부동산으로 쏠릴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소시에테제네랄은 “7월 금통위까지는 신중한 스탠스가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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