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을 끼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동부 영해 인근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 2척을 포함한 여러 국적의 선박들이 잇따라 공격을 당했다. 미국 제재에 맞서 이란이 최근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황에서 발생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CNN 등은 13일(현지시간) 사우디 국영통신 SPA를 인용해 사우디 유조선 2척이 UAE 동부 푸자이라 해안 특별경제구역에서 사보타주 공격을 받아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사보타주 공격이란 의도적으로 적의 생산설비나 수송기계 등을 파괴하는 행위를 말한다.

유조선 1척은 미국에 석유를 수출하기 위해 사우디의 라스 타누라항에서 원유를 싣고 이동 중이었다. 이날 유조선 외에 공격 대상이 된 다른 상선 2척도 있었지만 피해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칼리드 팔리흐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다행히 사상자 발생이나 기름 유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면서 “전 세계 석유 공급에 타격을 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UAE는 12일 오만만에서 여러 나라 국적의 상선들이 사보타주 공격을 받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UAE 외교부는 배후에 대한 언급 없이 “상선을 파괴하고 승조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최근 행위는 위험한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며 국제사회가 공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사건 모두 피습 당시 상황이나 공격의 배후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란이 배후로 거론됐다. 앞서 미국 국토교통부는 지난 9일 이란의 위협에 대응해 미국이 페르시아만에 항공모함과 B-52 폭격기를 배치하면서 “이란이 이 지역의 해상 교통을 타깃으로 삼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이란은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란 외무부는 사고 발생 후 성명을 내고 “해상 운송의 안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 안정 및 안보를 해치는, 불손한 의도를 가진 음모나 외부세력의 모함에 강력한 우려를 표시한다”면서 “사우디 유조선에 대한 공격 상황 정보를 구체적으로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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