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흥호 총장의 성경과 선교] 열심히 일하고 잘 누리게 하는 것도 하나님 창조 계획

<3> 문화적 명령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학생들이 지난해 1월 요르단 나우르센터에서 어린이 사역을 하고 있다. 아신대 제공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창 1:28)

이 말씀은 하나님께서 아담을 창조하시고 그에게 다른 모든 피조물에 대한 관리를 위임하는 언약이다. 인류의 원조인 아담이 타락하기 전 이미 하나님께서 세상을 만들 때 인간에게 명령의 말씀을 줬다는 것은 선교적 관점에서 중요한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다른 모든 피조물을 만드시고 마지막에 인간을 지으심으로 창조 사역의 절정을 이루고 있다. 하나님은 아담이라는 인간을 만드셨지, 히브리인이라는 어느 특정한 민족을 시조로 창조하신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해 창조주이며 구속주인 하나님은 어느 특정한 인종·민족·문화적 상황에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로서의 하나님이 아니다. 하나님은 온 인류, 모든 민족의 창조주 하나님이다.

또한, 하나님은 자기의 형상대로 인간을 만드시고 관계와 교제의 대상으로 삼아주셨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지으실 때부터 생령을 불어넣어 줌으로써 하나의 인격체로 만들어주셨다.

인간이 태초부터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았다는 말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본질적으로 하나님과 관계성 속에서 살아가도록 만들어졌다는 의미다. 사람이 진화를 통해 만들어졌다는 생각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관계성이 내포된 것이다.

인본주의적 학설에 따라 창조주 하나님을 인정하지도 않고 그의 말씀과 명령에 순종하지 않으면 그때부터 하나님과 관계성이 단절되고 만다. 여기에 인류의 문제가 있는 것이다.

하나님은 만유의 주이시며 만물을 주관하시는 창조주이심을 성경은 분명히 선언하고 있다. 이 세상의 역사는 결국 하나님의 구원사 속에서 진행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의 피조물인 모든 만물은 창조주 하나님께 복종할 수밖에 없다. 인류의 역사는 하나님의 구속사 영역을 벗어날 수 없다.

모든 역사가 창조주 되시는 하나님의 섭리와 경륜 가운데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 기독교적 역사관이며 세계관이다.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을 섭리해 가시는 데 있어서 인간에게 ‘문화적 명령’(cultural mandate)을 내려주셨다.

하나님께서 일방적으로 역사를 이끌어 가시는 것이 아니다. 주님은 인간을 멀리서 원격 조종하는 로봇과 같은 존재로 만들지 않으셨다. 그분의 형상대로 만들어주셨고 인간이 어떻게 하나님께서 만들어주신 다른 피조물을 관리해야 하는지를 위임해 주셨다. 이 위임은 몇 가지 부분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부분은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만들어주신 자연 가운데 인류가 수적으로도 창성해질 것을 말씀해 주신 것이다. 이 말씀을 주신 후 하나님께서는 결혼과 가정(창 2:24)을 통해 인류가 번성해 가며 공동체를 형성해 가게 될 것을 언급하셨다. 여기에 인류사회가 만들어져가는 초석이 놓여있다.

둘째, 모든 생물을 다스리고 그 이름을 붙여주는 것에서 이 언약의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창 2:19~20)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의사결정 능력을 부여해 주시고 자연을 가꾸고 다스려야 할 책임도 주셨다. 결국에는 창조의 아름다움과 다양성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한다는 데 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셋째, 하나님께서는 아담과 하와를 에덴동산에 두어 하나님께서 만들어주신 각종 피조물을 경작하고 돌보도록 하셨다.(창 2:15) 따라서 하나님이 만들어주신 자연을 피폐케 하거나 잘못 사용하는 것은 맡겨진 책임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는다. 그러므로 인류에겐 자연을 보호해야 하고 가꾸어야 한다는 당위성이 있다. 이는 당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구상에 인류가 존재하는 한 관리해 가야 한다는 명령의 말씀으로 받아야 한다.

넷째, 문화적 명령에는 각종 피조물을 통해 즐거워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피조물을 지으시고 “보기에 좋았더라”(창 1:31)고 말씀하고 있다. 또한, 한 날을 구분하여 쉼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하나님이 보기에 좋았던 것을 인간이 훼손하고 파괴하면서 잘못 관리하는 것은 성경적으로 옳지 않다.

열심히 일하고 좋은 열매를 거두며, 잘 누리게 하는 것도 하나님의 창조계획 가운데 있다. 하나님께서 인류에게 맡겨주신 이 문화적 위임 안에는 모든 세상이 하나님께 속했다는 사실이 들어있다. 또 인류가 어떻게 서로 연관돼 있으며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의 창조물을 다뤄야 하는지도 말해 주고 있다.

문화적 명령을 현대 기독교인들에게 적용해 본다면, 제도적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나 개인적인 문제에만 명령을 국한해선 안 된다. 삶의 모든 영역, 즉 사회·정치·경제·문화적인 모든 영역까지도 다 포함해 적용해야 할 문제다. 하나님의 선하신 뜻이 무엇인지를 분별하며 모든 자연세계 가운데 적용해 가야 한다는 의미이다.

당연히 하나님의 백성들은 자연을 잘 가꾸고 보존해야 하는 일에도 열심이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자연을 만드시고 하나님의 백성들이 그것을 잘 가꾸어 나가도록 “다스리라”고 맡겨주셨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하나님은 인류의 발전을 통해 하나님의 언약 백성들이 이 세상에 가득 차게 되기를 원하고 계신다. ‘하나님의 나라’가 이 세상 가운데 확장되는 데 있어서 하나님의 백성들이 이 언약에 순종해 수행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말씀하고 계신 것이다.

정흥호 총장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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