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악인전’의 주연배우 마동석. 그동안 줄곧 액션영화에 출연하며 ‘MCU(마동석 시네마 유니버스)’라는 자신만의 독특한 장르를 구축해 온 그는 “액션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계속해서 발전하고 진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키위미디어그룹 제공

“저만 열심히 하면 될 것 같아요. 허허.”

배우 마동석(48)의 반응은 예상한 그대로였다. 떠들썩한 세간의 관심도 그의 우직함을 흔들진 못한 모양이었다. 칸 국제영화제 초청에 할리우드 진출까지, 배우라면 누구나 꿈꿀 만한 ‘사건’이 줄줄이 겹쳤는데 그는 한결같이 겸손하고 무던했다.

마동석이 주연한 신작 ‘악인전’(감독 이원태)은 제72회 칸영화제 초청장을 받아들었다. 비경쟁부문인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을 통해 해외 영화인들에게 소개된다. 마동석으로서는 ‘부산행’(2016)에 이은 두 번째 칸 초청인데, 일정상 불참했던 3년 전과는 달리 이번엔 직접 칸 레드 카펫을 밟는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마동석은 “칸에 간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럽고 감사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도 “그보다 빨리 개봉해서 국내 관객들께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게 내가 영화를 찍는 이유이자 가장 중요한 목적이기 때문”이라고 얘기했다.

15일 개봉한 ‘악인전’은 조직폭력배 보스(마동석)가 자신의 목숨을 노렸던 연쇄살인마(김성규)를 잡기 위해 강력반 형사(김무열)와 한 팀이 되어 벌이는 범죄액션물이다. 마동석은 “형사와 깡패가 손을 잡는 설정 자체가 새로웠고, 악이 악을 처단한다는 점도 독특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영화 ‘악인전’의 한 장면. 키위미디어그룹 제공

극 중 마동석이 맡은 배역은 중부권 최대 폭력조직을 거느린 보스 장동수. 그는 “극 흐름상 끝까지 악랄하고 강한 캐릭터여야 했다”며 “인물을 미화하지는 않되, 자기 세계에서는 극도의 폭력성을 가진 사회악인 반면 일상에서는 인간적 면모도 있는 사람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파워풀한 ‘핵주먹’을 날리는 마동석 특유의 액션은 이번에도 빛을 발한다. 다만 정의를 위해 주먹을 날리던 최근작들과 달리, 조·단역 때 섭렵했던 악역으로 오래간만에 돌아왔다. “이런 센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시원하게 물 한 잔 마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웃음).”

‘악인전’은 일찌감치 할리우드 리메이크를 확정지었다. 실베스터 스탤론이 이끄는 발보아픽쳐스가 제작을 맡았다. 스탤론의 영화 ‘록키’(1977)를 보고 영화배우를 꿈꿨다는 마동석으로선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마동석은 리메이크작에 프로듀서로 참여하는 건 물론, 같은 배역으로 출연까지 한다.

“부담감도 있지만 즐겁게 임하려고요. 제가 너무 좋아하는 스탤론 형님도 계시니까(웃음). 사실 미국에서도 외국영화를 리메이크해서 크게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아요. 그럼에도 이렇게 의기투합했다는 건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해요. 한국영화의 위상이 높아진 것이기도 하고요.”

경사는 또 있다. 앞서 마동석이 마블 스튜디오의 새 영화 ‘이터널스’ 캐스팅 제안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마동석은 “얼떨떨하다. 기대도 있지만, 아직 출연이 확정된 건 아니니 덤덤하게 생각하고 있다. 마블 측에서 언급해준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했다.

“10여년 전 연기를 시작할 때 ‘넌 배우 하면 안 될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덩치가 워낙 크니 ‘어깨4’ 정도의 단역을 면치 못할 거라는 거였죠. 그래서 전 꿈에 대해 말을 아끼는 편이에요. 제 손에 들어오거나 눈에 보이지 않으면 안 믿어요. 때가 되면 말할 수 있겠지만요.”

고등학생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 청년 시절을 보내고 한국에 돌아와 뒤늦게 배우 생활을 시작한 마동석은 꽤 오래 전부터 할리우드 진출을 꿈꿔 왔다. 그가 궁극적으로 그리고 있는 ‘빅 픽처’는 자신이 프로듀싱한 한국영화를 할리우드 박스오피스에 직접 배급하는 것이라고.

마동석은 “할리우드 영화가 국내에서 개봉하면 상영관을 크게 여는데, 우리 영화를 할리우드에 내놓으면 관 몇 개 열어주고 생색내는 게 싫더라. 그쪽에서 제대로 인정받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이러다 영화계의 BTS가 되는 것 아니냐는 농에는 “그런 얘기하면 큰일난다”며 손사래를 쳤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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