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가운데) 자유한국당 대표가 14일 충북 청주시내 한 커피숍에서 학부모 간담회를 마친 뒤 민주노총·민중당의 시위 속에 경찰 도움을 받아 이동하고 있다. 황 대표는 간담회에서 “지금 보시는 상황이 우리나라 법치의 수준”이라며 “그대로 둬선 안 된다”고 말했다. 뉴시스

야권에서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다양한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꿈틀대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물론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에서도 “이대로 내년 총선을 치르면 안 된다”는 주장이 분출되고 있지만 각론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당이 자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통합과 반문(반문재인)연대를 내세우는 반면,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에서는 옛 국민의당과 같은 ‘제3지대’ 노선이 힘을 얻으면서 총선 전 정계개편의 주도권을 둘러싼 야권 내 신경전도 계속될 전망이다.

김무성 한국당 의원은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2년에 대한 평가와 2020년 총선’ 관련 세미나에서 “내년 총선 때 문재인 정권을 제대로 심판하기 위해서는 한국당이 과거의 악연을 씻고 총단결해 싸워야 한다”며 보수통합론을 주장했다. 김 의원은 특히 총선 공천까지 언급하며 “(국회 의석) 과반을 넘겨 1당이 되려면 보수통합이 기본이다. 보수통합 공천을 위해 황교안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국당 내에서는 최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에서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 인사들과 패스트트랙 저지 공조를 펼쳤던 경험을 토대로 보수통합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긍정적 전망이 많다. 또 대여 투쟁이 계속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을 둘러싼 보수 내부 갈등도 잦아든 만큼 보수통합에 드라이브를 걸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김 의원의 제안도 향후 총선이 가까워지면서 본격화될 보수통합 논의의 군불때기 성격이 강하다. 김 의원과 함께 세미나를 주최한 정진석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바른미래당이나 평화당 간판으로 내년 총선에서 당선되기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의원들도 당장은 아니라도 총선이 가까워지면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당은 15일에도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과 당 신(新)정치혁신특위 주재로 ‘공천혁신,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제하의 토론회를 연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에서는 한국당 중심 보수통합 논의에 시큰둥한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주말마다 태극기 세력과 함께 집회하고 지도부 입에서 ‘달창’(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를 깎아내리는 속어)이란 말이 나오는 한국당 간판으로 어떻게 현 정부를 심판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바른정당계 원내대표 후보인 오신환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은 지금 양 극단이 저렇게 잘못 가고 있는 모습들에 대해 중간지대에서 대안 세력이 나오길 바란다고 생각한다”며 자강론에 무게를 뒀다.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에서는 ‘제3지대 신당론’이 힘을 얻고 있다. 유성엽 평화당 원내대표는 전날 선출 직후 “제3지대 신당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다음 총선에선 평화당도, 바른미래당도 전멸한다”며 바른미래당과 평화당 등을 중심으로 한 신당 창당론을 공식화했다. 특히 패스트트랙 정국 이후 여야 대립이 장기화되면서 영향력 있는 중도세력 구축 필요성에 공감하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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