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부동산펀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주식시장의 불안정, 전통적 자산의 수익률 정체가 이어지자 ‘안정적이면서도 수익률이 괜찮은’ 투자처로 돈이 몰린다. 부동산을 매매·소유할 때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면서도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게 부동산펀드의 가장 큰 매력이다. 자산을 안전하게 운용하고 싶어하는 고령층이 늘고 있는 점도 이런 흐름에 힘을 보탠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동산펀드 수탁고가 76조원에 이른다고 14일 밝혔다. 4년 전과 비교해 151.7%나 증가했다. 올해도 부동산펀드 인기는 여전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부동산펀드 수탁고는 지난달 말 현재 82조원에 달한다. 올해 들어서만 매월 1조5000억원이 늘어난 셈이다.

부동산펀드로의 ‘투자자금 밀물’ 현상이 벌어지는 이면에는 국내 증시의 ‘롤러코스터 행보’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되고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감이 커지면서 증시는 출렁이기 시작했다. 증권·채권 같은 전통 자산들의 수익률도 뚝 떨어졌다. 결국 안정적으로 배당 수익을 챙길 수 있는 부동산펀드로 투자자들이 이동한 것이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 통계를 보면 최근 1년간 국내 부동산펀드의 수익률은 4.78%다. 높은 수익률을 내기 위해 펀드매니저가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액티브주식형 펀드의 수익률(-14.72%)을 20% 포인트 가까이 웃돈다. 해외 부동산펀드도 9.7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중위험 중수익’ 상품인 부동산펀드는 연기금 같은 기관에 인기가 많다.

부동산펀드는 사모펀드가 다수를 차지한다. 투자자 유형은 2016년을 전후로 달라진다. 이전까지는 기관투자가 중심으로 부동산펀드에 돈을 넣었지만, 이후에는 개인투자자가 부쩍 늘었다. 여기에는 고령인구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도 나온다. 김승철 KB증권 상품기획부 이사는 “안정적 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부동산펀드는 은퇴자들이 선호하는 상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해외투자에서도 부동산펀드는 찾는 발길이 늘고 있다. 해외 펀드에서 부동산펀드 비중은 2014년 말 13%에서 지난해 말 26%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에 해외 부동산펀드 수탁고는 8조4000억원에서 39조원으로 4.5배 가까이 늘었다. 미국 유럽 등 경기 상황이 좋은 국가의 부동산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최근에는 페덱스,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 시장이 커지면서 물류센터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부동산펀드의 전망을 밝게 본다. 김 이사는 “안정적 배당을 원하는 투자자가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규모는 커질 것”이라면서 “국내 부동산 규제가 심해지면 국내보다는 해외 상품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정부가 사모펀드 보유 토지에 부여하던 분리과세 혜택을 폐지한다고 발표하면서 펀드에서 내야 하는 세금이 늘어나게 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 영향으로 수익률이 0.5~1.0% 정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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