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왼쪽 두 번째) 통일부 장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김홍걸(왼쪽 세 번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등 대북 지원 민간단체 관계자들과 만나 대북 식량지원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오는 9월까지 대북 식량지원을 하기로 하고 14일부터 통일부 주도로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기 시작했다. 이날 북한의 조선적십자회 대표단은 중국을 방문했는데, 식량지원을 요청하려는 목적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세계식량계획(WFP)의 북한 식량사정 보고서에서 올가을 수확기까지인 5~9월을 대북 지원이 필요한 시기로 적시했다”며 “그 평가를 토대로 (지원 시한을) 5~9월로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수혜자의 필요성을 긴급하게 충족시키는 긴급구호 차원에서 9월까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WFP의 요청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당국 차원의 식량지원이 이뤄질 경우 군사용으로 전용되는 것을 감독하기 위한 분배 모니터링도 고려 중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는 대규모 식량지원 시 분배 모니터링을 마련한다는 점을 기본입장으로 계속 밝혀 왔다”고 말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등 대북 지원 민간단체 주요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식량지원 관련 의견을 청취했다. 이들 단체는 앞서 합동기자회견을 열고 대북 식량지원을 위한 범국민 성금 모금 캠페인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조속한 시일 내 식량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 공감했고, 김 장관은 “국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홍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에게 “대북 지원 절차 간소화를 정부에 요청했다”면서 “이달 말 중국 선양에서 열리는 남북 민화협 실무접촉에서 북측의 구체적인 요청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일본 쪽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당초 이번 주까지 의견 수렴 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지원 방안 마련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로 여론이 악화되자 다음 주까지 의견 수렴 작업을 계속하기로 했다. 김 장관은 다음 주에는 일부 대형교회 등 보수 개신교 교단과도 접촉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조선중앙통신은 “백용호 조선적십자회 집행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중국 방문을 위해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지난 2월 국제적십자연맹 등 국제기구에 긴급 식량원조를 요청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방중에서 조선적십자회가 중국적십자회에 직접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보도에서 “이달 말까지 강수량이 평년보다 훨씬 적어 전 지역에서 가뭄 현상이 나타날 것이 예견된다”며 “가뭄 대책을 혁명적으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달 강수량이 저조한 일부 지역에서 밀과 보리, 옥수수 등이 마르는 등 피해를 입었다.

최승욱 박재현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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