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최저임금 심의·결정을 위한 최저임금위원회가 구성되기도 전 임금 수준에 대한 의견들이 분분하다. ‘동결’ ‘물가상승률 수준’ ‘한 자릿수’ 등으로 갈린다. 결정 주체인 노·사·정 각자가 나름의 셈이 있어 예단하긴 쉽지 않다.

올해 심의·결정 과정에서는 적어도 세 가지 조건이 분명해졌다. 첫째, 결정 체계가 종전과 같아 새로운 체계에 따른 운영상의 혼란과 불확실성이 없어졌다. 최저임금 논란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정부는 지난 2월 최저임금위원회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 공전으로 법 개정이 미뤄져 부득이 기존 방식으로 결정하게 됐다. 고용노동부는 법 개정안 취지를 살려 현장방문과 노동자·사업주를 만나는 횟수, 의견 청취를 늘리는 등 신중을 기한다는 것이다. 둘째, 종전 체계에 따르기 때문에 공익위원들의 역할이 계속 커지게 됐다. 노사 간 이견은 현격해 접점을 찾기 어려울 게 뻔하다. 수준 결정의 공이 공익위원들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그만큼 커질 수 있다. 따라서 노동부는 중립성과 전문성을 중시해 이달 안에 공익위원들이 새로 임명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결정의 사회적 공감대를 넓히는 방안으로 노사가 제시하는 인상 수준과 그 산정 근거를 국민에게 설명하는 절차를 갖겠다고도 했다. 셋째,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은 어느 정도 결정된 거나 같다. 지난 2년 연속 두 자릿수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충분히 경험하고 있다는 데 큰 이견은 없는 듯하다. 핵심은 역시 적정성과 수용성이다. ‘동결’은 노동계 반발이 거세 어렵다. ‘물가상승률 수준’은 한국은행 등이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2%로 전망했다. ‘한 자릿수’는 정부여당에 의한 시도를 가상한 것. 대선공약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려면 내년도 인상분은 역대 최고치인 19.7%(1650원)다. 1년 늦춰서 내년 4월 총선에 큰 무리가 없고 다음 대선 전까지 달성해 명분을 찾는 방법으로 절반씩 나누는 9.8%대 인상이다.

그간의 최저임금 급상승으로 고용생태계 일부가 무너진 상태다. 내년도 수준을 낙관한다고 해도 쉽게 복원될 가능성은 낮다. 아무래도 최대 복병은 내년 총선을 의식한 정치적 과욕일 것이다. 소모적인 논의로 시간을 끌다가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안으로 정부가 밀어붙이듯 주도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김용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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