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체포’ 핍박받는 네팔 교회 위해 기도해 주세요

십자가 없는 네팔 유일 한인교회 ‘고군분투’하는 선교사들의 호소

네팔 카트만두한인교회 유승재 선교사가 최근 주일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한인교회(담임목사 겸 위원장 유승재 선교사)에서 지난 12일 기도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네팔의 목회자가 경찰에 체포됐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체포된 목회자는 네팔교회 지도자로, 한국 선교사 A씨의 남편이었다. 긴장감이 감돌았다.

A씨는 기도를 부탁했다. 그는 “남편이 미국인 자매와 기독교 집회에 참석했는데, 경찰이 선교행위를 했다고 감옥에 가두고 미국인 자매는 추방당했다. 남편과 네팔교회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익명을 요구한 B선교사는 “안티 기독교인들이 가짜 증인을 내세웠다고 한다”며 “이런 일들이 계속 일어나니 한국 선교사들이 보안에 신경 쓴다. 호칭도 ‘선생님’으로 부르자고 한다. 게다가 인도나 중국에서 온 선교사들이 핍박당한 경험을 이야기하니 네팔도 언젠가 그렇게 될지 모른다고 생각에 움츠리는 것”이라고 현지 교계 분위기를 전했다.

촬영 등과 관련해 위원회 측과 상의해 달라는 안내문. 신분 노출을 꺼리는 네팔 선교사들의 고충을 엿볼 수 있다.

네팔은 지난해 8월 제3자가 개종 권유를 못하게 하는 새 종교법을 만들었다. 일명 ‘개종금지법’ ‘반(反)개종법’이다. 사실상 선교활동이나 전도행위를 금지한 법으로 네팔에 온 선교사들에게 큰 난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네팔선교 20년차인 C선교사는 “네팔은 매년 10% 이상 교회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선교적으로 볼 때 매우 희망적인 나라”라며 “하지만 민족주의 색채가 강한 지역이다. 이들의 국가적 정체성은 종교와 연관돼 있기 때문에 소수 종교인들은 따돌림을 받는다”고 했다. 또한 “네팔 헌법은 종교의 자유가 보장돼 있지만 힌두교가 국교였던 나라이고 지금도 80% 이상이 힌두교인이다. 때문에 힌두교 보수 세력들이 다시 세력을 강화하기 위해 종교 개종을 금지하는 법을 만든 것”이라고 했다.

참석자들은 네팔 복음화를 위해 간절하게 기도했다. 목회자 석방을 위해 “주여, 주여…”를 앞다퉈 외쳤다. 눈물을 흘리며 회개기도를 드리는 이들도 있었다. 통성기도는 한참이나 계속됐다.

카트만두한인교회 설립 초기 여선교회 회원들이 나환자촌을 방문해 예배드리고 있다. 카트만두한인교회 제공

1982년 한국 선교사가 네팔 땅에 처음 발을 디딘 이후 현재 200여 선교사 가정이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네팔을 섬기고 있다. 카트만두한인교회는 네팔 유일의 한인교회다. 이상룡(66) 선교사가 1991년 설립해 4년간 담임하고 다른 선교사에게 담임목사 자리를 넘겼다. 이후 1년마다 담임목사가 바뀌는 관례가 계속되고 있다.

이 선교사는 “사역하다 보면 영적으로 많이 지친다”며 “1년은 전체 선교사를 위해 섬기고, 나머지는 다른 선교사들이 준비한 말씀으로 영적 공급을 받자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이 관례가 유지될 수 있었던 주된 이유는 네팔의 공식 공휴일이 토요일이기 때문이다. “한국 선교사들은 토요일까지 각자의 사역지에서 섬김을 다합니다. 그리고 주일엔 한자리에 모여 한국어 예배를 드리고 정보를 공유하며 은혜를 나눌 수 있는 것이지요. 멀리는 수백㎞ 떨어진 곳에서도 찾는답니다.”(이상룡 선교사)

카트만두한인교회 초창기 청장년 주일예배와 교회학교 예배 모습(위부터). 카트만두한인교회 제공

담임목사는 대개 네팔에 온 순서에 따라 결정한다. 담임이 되면 뜻이 맞는 선교사와 함께 운영위원회를 조직한다. 운영위원들은 교육부와 예배부, 선교부, 봉사부, 한글학교 등을 책임진다. 설교는 선교사들이 번갈아 맡고 있다. 학원 및 보육원 사역, 신학교 사역 등 분과별 모임에서 함께 연구하고 토론한다. 단점은 교회운영의 연속성이 없는 것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전직 담임목사 모임과 네팔 한인선교사 모임인 ‘어부회’의 조언을 받고 있다.

네팔에서 한국 선교사들은 협력 잘하기로 유명하다. 2015년 봄 대지진 때, 올봄 폭풍우 피해를 봤을 때 서로의 안전을 확인하고 위로했다. 인근 중국 인도 등에서 추방당해 온 선교사들도 돕고 있다.

이런 협력은 해외선교 역사에서 드문 사례다. 한국 선교사들은 생활비를 털어 현지 사역자를 돕고 있다. 한국교회와 미국교회 등에서 보내온 헌금과 구호물품을 현지인에게 전달하는 창구역할도 한다.


지난해 3월 입당한 교회건물은 4번의 이사 끝에 마련했다. 당시 교회건축위원장을 맡은 박재면(60·기아대책 네팔 담당) 선교사는 “왜 교회를 건축하느냐고 반대한 분도 계셨다. 하지만 결국 완공했다. 소유권도 현지인 이름이다. 우린 네팔 복음화를 위해 한 몸 바칠 것이다. 빈손으로 떠날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카트만두(네팔)=글·사진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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