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뉴시스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는 가운데 전통적 동맹인 미국과 유럽의 관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중동 지역에서 미국과 함께 대테러 작전을 수행하는 영국은 이란발 위협을 일축했고, 스페인은 양국 갈등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 ‘내재적 결의(OIR)’의 영국군 부사령관 크리스토퍼 기카 소장은 14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열린 브리핑 도중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이란이 지원하는 무장세력의 위협은 증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란 위협 증대를 이유로 중동에 항공모함 전단과 전략폭격기 등을 배치한 미국의 행보에 영국이 어깃장을 놓은 것이다. 기카 소장은 “우리는 상황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 위협이 커진다면 군사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스페인은 미국의 에이브러햄링컨 항모 전단과 함께 걸프만에 파견된 호위함 멘데즈누네즈를 일시적으로 철수했다.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스페인 국방장관은 “미 정부는 우리 해군과 합의한 사항의 틀 밖에서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철수 이유를 설명했다. 스페인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는 (이란과의) 어떠한 전투나 대치를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하지만 미국은 이란으로부터 높은 수준의 위협이 감지되고 있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빌 어반 미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중동 주둔 미군에 임박한 위협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고, 군 경계태세를 최고 수준으로 강화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기카 소장의 발언을 겨냥해 “미국과 동맹국이 확인한 위협의 실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란 위협을 둘러싼 양측의 의견 차는 지난해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일방적인 이란 핵합의 탈퇴에 대해 유럽 국가들이 불만을 품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사진) 대통령은 백악관이 최대 12만명의 군 병력을 중동에 파견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부인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만약 우리가 군사를 파견한다면 (12만명보다) 더 많이 보낼 것”이라고 말하며 병력 파견 가능성을 닫아놓진 않았다. 같은 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전쟁은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고, 그들(미국)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하메네이는 미국과의 새로운 핵 협상 가능성에 대해선 “우리는 저항의 길을 선택했다. 미국과 협상하는 건 독(poison)”이라고 일축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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