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로 당선된 오신환 의원이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 뉴시스

‘의회 민주주의의 폭거’라며 여야 4당의 선거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끝까지 반대했던 오신환 의원이 15일 바른미래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이에 따라 4당의 패스트트랙 공조에 균열이 갈 가능성이 커졌다.

오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에 오른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 안이 통과돼서는 안 된다”며 “제대로 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되도록 최대한 협상력과 정치력을 발휘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이 반대했던 공수처 안을 그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패스트트랙의 다른 한 축인 선거제 개혁과 관련해서는 유성엽 민주평화당 신임 원내대표가 “기존 선거제 개편안이라면 본회의에서 부결시켜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상태다.

신임 원내대표들이 반대한다고 해서 이미 지정된 패스트트랙을 되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두 당의 새 원내대표가 각각의 안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각 당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특히 4당이 이 법안들을 모두 연계 처리하기로 한 만큼 어느 한 건이라도 본회의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생기면 패스트트랙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자유한국당이 참여하지 않는 상황에서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이 반대하면 본회의 통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협상 과정에서 원안이 ‘누더기’가 될 수도 있다.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을 논의할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는 향후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패스트트랙 지정에 협조했던 바른미래당 임재훈·채이배 의원은 오 원내대표 당선 직후 사개특위 위원에서 자진 사임했다. 오 원내대표가 그 자리에 복귀하거나 자신의 의중을 반영할 위원을 보임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사개특위는 공수처 설치와 관련해 백 의원 안으로 의견을 모았다가 바른미래당의 반발로 권은희 의원 안까지 패스트트랙에 올렸다.

선거제 개혁을 두고도 이견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앞서 4당은 의원정수를 현행 300석으로 유지하되 지역구를 253석에서 225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를 75석으로 늘리는 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지금 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은 의원정수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유성엽 평화당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의석수를 316~317석으로 늘려 지역구 축소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15일 “지역구를 그대로 두고 의원정수 확대를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여당 내 반발도 변수다. 민주당 의원들도 내부적으로는 지역구 축소에 반발이 많다. 한 민주당 의원은 “지역구 축소 안은 본회의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패스트트랙에 오른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이견도 있다.

내년 4월 총선을 생각하면 시간도 많지 않다. 국회 논의가 표류해 선거법 개정안 처리에 최장 330일이 걸릴 경우 변경된 선거제를 내년 총선에 적용하기에 물리적 시간 자체가 부족하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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