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배구연맹 총재를 맡고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달 1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열린 ‘2018-2019 도드람 V리그’ 시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조 회장은 15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한진그룹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됐다. 뉴시스

공정거래위원회가 한진그룹의 총수(동일인)로 조원태 회장을 직권 지정했다. 한진칼 이사회 의결에 이어 공정위 동일인 지정을 통해 ‘조원태 체제’가 공식화된 셈이다. 한진가(家)는 지분 승계 문제 등으로 잡음이 계속되자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분 정리 작업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한진그룹 총수였던 고(故) 조양호 회장이 사망함에 따라 동일인 변경을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한진그룹은 공정위에 동일인 변경 신청서를 제때 내지 않아 ‘총수’를 누구로 할지 내부적으로 정리가 되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왔다. 직전 총수가 사망한 LG그룹은 이번에 동일인 변경 신청서를 제출했다. 한진그룹은 13일 공정위의 요구에 따라 소속회사 현황, 위임장, 확인서 등의 자료를 제출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직권으로 조 회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고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다른 사람이 동일인이면 그것과 관련된 자료를 달라고 했다”면서 “한진그룹이 조 회장에 대한 자료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한진그룹은 상속 계획은 공정위에 제출하지 않았다. 공정위 측은 이 부분에 대해 “지분 정리가 되기까지 기다릴 수 없는 상황에서 직권 지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지분 상속과 관련된 자료를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오너가의 지주회사 한진칼 보유 지분은 조 전 회장 17.84%, 조 회장 2.34%,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2.31%,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2.3%이다. 현재로서는 조 전 회장의 유언장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민법에 따른 상속 비율대로 지분이 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럴 경우 조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 중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은 약 5.95%, 삼남매는 각각 약 3.96%씩을 확보하게 된다. 한진가는 현재 법무법인 율촌과 상속·분할 및 상속세 신고 방안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한진칼 2대 주주인 KCGI 지분율이 14.98%까지 늘어난 상황에서 ‘형제간 불화설’을 잠재우고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상속세 납부 문제를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조 전 회장의 한진칼 보유 지분가치는 약 3543억원으로 상속세율 50%를 감안하면 상속세는 1771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 전 회장이 별세하신 지 한 달 남짓 정도라 지분 정리 등에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상속세 신고 기한이 10월까지이기 때문에 지금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의 동일인이 조 회장으로 바뀌면서 계열사 범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을 중심으로 총수 일가(동일인+배우자+6촌 이내 혈족+4촌 이내 인척)가 총 주식의 30% 이상을 갖고 있거나, 동일인이 실질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하는 곳이 계열사가 되기 때문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서화무역이 한진그룹 계열사로 새롭게 편입될 예정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날 올해 1분기 매출액(별도기준)이 전년 대비 325억원 증가한 3조498억원을 기록해 역대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대형기 정비 주기 도래에 따라 정비비가 증가해 전년대비 16.2% 감소한 1482억원을 기록했으나 15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임세정, 세종=전슬기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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