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셋부터는 부끄럽습니다”…. 불과 20~30년 전에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출산율을 억제하기 위해 제시한 표어다. 그런데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98로 떨어졌다. 이제 저출산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볼 것인가. 신간 ‘아이가 사라지는 세상’은 인구학 심리학 역사학 등의 학자 7명이 이 주제로 머리를 맞대 만든 책이다.


‘출산율 제로 시대를 바라보는 7가지 새로운 시선’이 부제다. 저출산의 원인을 인간 본성에서 찾는 시각부터 해결을 위한 사회 제도 변화까지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임상심리학자 허지원은 ‘N포세대’로 명명되는 젊은 세대는 결혼이나 출산과 같은 과제를 수행할 에너지가 바닥난 상태라고 본다. ‘그럭저럭 좋은 부모’를 목표로 삼아 마음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은 성평등 의식이 높아지고 1인 가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더 이상 기존의 ‘정상가족’을 사회 전체에 강요할 수 없는 흐름이 생성됐다고 진단한다. 소셜 빅데이터를 분석해보면 결혼·출산에 대한 부정적 키워드 1위가 ‘독박 육아’라고 한다. 그는 각자가 아이를 키울 때 느끼는 무게감을 줄이는 방향으로 접근하길 권고한다.

행복심리학자 서은국의 생각도 비슷하다. 그는 행복해야 결혼도 하고 아이를 낳을 확률이 높아진다고 강조한다. 저출산 해결을 위해서는 사람들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학자 주경철은 각국의 출산율 통계를 보여주면서 저출산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라고 지적한다.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의 사례처럼 사회 안전망이 붕괴돼 나타난 병리적인 현상으로서 인구 감소는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흐른다. 일찍이 인구 감소 현상에 적응한 프랑스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는 결혼과 비혼의 중간 상태인 동거를 제도적으로 인정해 새로운 가족 형태로 받아들이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 인접 국가의 이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 저출산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보면 구조 개선이 유효한 해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변화한 사회상에 따라 가족 제도와 규범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강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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