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철(오른쪽 두 번째) SK동남아투자법인 대표와 응우옌 비엣 꽝(왼쪽 두 번째) 빈그룹 부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16일 베트남 하노이 빈그룹 본사에서 전략적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SK그룹이 베트남 최대 민영기업에 10억 달러(약 1조1800억원) 투자를 단행하며 동남아시아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남아 신흥국들은 풍부한 지하자원을 보유한 데다 해외투자 유치를 통해 정보통신기술(ICT)과 연계한 4차산업을 적극 육성 중이다. 이에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SK그룹 계열사들이 다양한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은 16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빈(Vin)그룹 지주회사 지분 약 6.1%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제휴를 바탕으로 양사는 베트남 시장에서 신규사업 투자와 국영기업 민영화 참여, 전략적 인수·합병(M&A) 등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이항수 SK수펙스추구협의회 PR팀장은 “이번 계약은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서 최고 역량의 파트너와 함께 장기적인 발전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빈그룹은 베트남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약 23%를 차지하는 1위 민영기업이다. 부동산 개발과 유통, 호텔·리조트 사업을 비롯해 스마트폰과 완성차 제조업까지 진출했으며 최근 10년간 총자산 규모가 14배 증가했다. 빈그룹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1조8230억동(약 1조1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최근 3년간 매출 증가율은 연평균 45.5%에 달한다.

SK그룹은 해외시장 진출 과정에서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파트너와의 시너지 강화, 사회적 가치 추구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 앞서 SK그룹은 지난해 9월 베트남 2위 민간기업인 마산그룹의 지분을 5000여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마산그룹에 이어 빈그룹 지분을 인수해 베트남 1, 2위 민간기업과 전략적 관계를 맺은 SK그룹은 ICT를 접목한 인프라 구축과 민영화에 맞춘 협력사업 모델 개발 등 폭넓은 논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빈그룹 투자는 지난해 5월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그룹 차원의 성장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팜 넛 브엉 빈그룹 회장과 만나 협의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성사됐다. SK그룹은 빈그룹 투자를 위해 지난해 8월 SK㈜와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 E&S,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 출자로 SK동남아투자법인을 설립했고 올해 1월 이 법인에 추가 출자를 단행한 바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직접 나서 베트남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는 행보를 보였다. 최 회장은 2017년 11월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첫 면담을 했고 지난해 11월에는 응우옌 총리와 두 번째 면담에서 국영기업 민영화와 환경문제 해결 등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또 지난해 11월 개최된 제1회 하노이포럼에 참석, 축사를 통해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환경 보호 개선 등과 같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창출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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