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소방본부 소방관(왼쪽)이 16일 강원도 고성 인흥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어린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SK텔레콤의 영상 관제 솔루션 ‘T 라이브 캐스터’가 탑재된 재난대응 드론의 비행을 시연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산불 발생 이튿날이던 지난달 5일 강원도 고성. 큰 불기둥은 잡혔지만 산 곳곳에는 불길이 남아 있었다. 띄엄띄엄 폭격을 받은 듯 검게 그을린 산기슭에서는 불이 사그라질 때 뿜어져 나오는 흰 연기가 자욱하게 올라왔다.

당시 소방본부의 눈이 된 건 드론이었다. 드론은 최대 180배 줌·열화상 카메라를 장착한 채 100m 상공에서 고성을 조망했다. 폐허가 된 마을과 슬퍼하는 주민 모습이 소방본부 중앙관제센터로 실시간 전달됐다. 소방본부는 이틀 동안 이 드론을 활용해 숲과 흰 연기에 가려져 있던 실종자 3명을 찾아냈다.

SK텔레콤과 강원소방본부는 16일 고성 인흥초등학교에서 지난달 산불 당시 활약했던 정보통신기술(ICT) 재난대응 솔루션들을 소개했다. 드론과 헬리콥터에 탑재해 현장 상황을 관제센터로 알리는 데 사용한 영상 관제 솔루션 ‘T 라이브 캐스터’가 대표적이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먼 거리에서 실종자를 찾는 데 유용했다”고 말했다.

이날 소방본부는 T 라이브 캐스터 탑재 드론이 해수욕장 수난사고에 대처하는 상황을 재연했다. 소방관의 “이륙하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수직으로 떠오른 드론은 서서히 운동장 중앙으로 가 멈췄다. 소방관이 스위치를 누르자 둘둘 말려 드론 오른다리에 묶여 있던 구명튜브가 땅으로 자유 낙하했다. 소방관은 “실제 상황에선 구명 튜브가 물에 떨어지는 대로 저절로 바람이 채워져 물에 뜨게 된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과 강원소방본부의 협력은 지난해 11월 시작됐다. 두 기관은 ICT를 활용한 재난대응 업무협약을 맺은 뒤 구조 현장에 ICT 기술을 접목해 왔다. SK텔레콤이 제공한 ‘바디캠’(소방관 몸에 다는 카메라) 230대, 관제 드론 4대, T 라이브 캐스터를 활용한 재난대응책을 개발해 왔다.

한편 SK텔레콤은 이날 화재 피해 학생들에 대한 지원에 착수했다. 움직이는 ICT 전시관 ‘티움 모바일’을 인흥초등학교에 설치해 증강현실(AR)·가상현실(VR)·홀로그램 등 첨단 ICT 기술들을 선보였다. 티움 모바일은 2014년 아이들의 ICT 정보 격차 해소를 위해 설립된 이동식 간이 컨테이너 전시관이다.

SK텔레콤은 이곳에서 ICT 기술을 활용한 직업 체험 기회를 마련했다. 학생들이 태블릿PC 안에 구현된 가상의 도시에서 도둑을 잡는 경찰이 돼 보거나 VR 헤드셋을 쓰고 우주선을 수리하는 우주비행사 역할을 체험할 수 있게 하는 식이었다. 홀로그램으로 구현된 가상 미래직업연구소장은 전시관 중앙에서 티움 모바일 이용 방법 등을 안내했다.

고성=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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