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필요성 보여준 文총장 간담회, 귀담아들을 말도 많다… 역할 분산 통한 견제기능 강화 문제 더 논의해야

문무일 검찰총장은 수사권 조정 기자간담회에서 ‘형사사법체계의 민주적 원칙’을 강조했다. 프랑스혁명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설명한 원칙은 수사의 개시와 종결을 분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수사는 진실을 밝히는 수단이지만 국민의 기본권을 합법적으로 침해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따라서 수사를 개시하는 사람이 결론을 내려선 안 되고, 결론을 내리는 사람이 수사를 개시해선 안 된다. 재판 개시자(1심)와 종결자(3심)가 다르듯 수사도 역할 분리를 통해 견제가 이뤄져야 한다.” 요약하면 수사개시권을 가진 경찰에 수사종결권까지 줘선 안 된다는 것이다. 사건을 덮거나 장난치지 못하게 누군가 통제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보완수사나 이의제기로 견제하자는 현 조정안은 사후약방문이라고 했다. 문 총장은 이런 주장을 펴면서 좀 민망했을 듯하다. 검찰은 수사개시권·종결권에 기소독점권까지 행사해 왔다. 그가 말한 원칙의 완벽한 예외였고 견제 받지 않는 권한을 오용한 탓에 수사권 논의가 시작됐던 것이다. 형사사법체계의 원칙에서 철저히 벗어나 있던 조직이 큰 변화를 만나자 그 원칙을 앞세워 입장을 펴는 모순적 상황은 기존 체계가 매우 잘못돼 있었음을 역설적으로 확인해준다. 어쨌든 개혁의 필요성은 다시 입증됐다.

지금은 잘못된 체계를 바로잡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원인제공자나 이해당사자란 이유로 의견이 배척돼선 안 된다. 문 총장의 말은 귀담아들을 대목이 있었다. 몇 가지 의문을 던져줬다. 견제 받지 않은 검찰권이 문제를 일으켰는데, 경찰에 견제 받지 않는 권한을 주는 것이 타당한가. 그렇게 하면 검찰권 견제에 도움은 되는 것인가. 검찰의 역할을 축소해 힘을 빼는 차원을 넘어 검찰의 사법적 판단이 정당한지 검증하는 좀 더 직접적인 방식으로 견제할 수는 없는가. 패스트트랙에 오른 개혁안은 검찰과 경찰의 수직적인 이원구조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포함된 수평적 삼원구조로 바꾸는 것이다. 문 총장도 인정했듯이 공수처는 검찰이 갖고 있던 독점적 권한을 분산하는 거여서 개혁 취지에 부합한다. 큰 틀은 유지하더라도 견제와 통제의 기능을 더 강화하는 문제를 깊이 있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문 총장은 간담회에서 양복 상의를 벗어 들고 흔들어 보였다. 옷이 흔들리는 건 옷을 쥔 손이 흔들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권력이 검찰을 휘두르는 탓에 중립성을 지키기 어렵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손에 들린 것이 흐물흐물한 천이 아니라 묵직한 쇳덩이였어도 그렇게 흔들렸을까. 국민이 원하는 검찰은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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