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등 일·가정 양립제도를 아는 기업은 많지만, 실제 활용하는 비율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인지도’와 ‘활용도’의 괴리가 컸다. 소규모 사업체에서 일하는 근로자에게 일·가정 양립은 ‘그림의 떡’인 셈이다.

고용노동부는 16일 기업들의 모성보호 및 일·생활 균형제도 활용 실태 조사 결과를 담은 일·가정 양립 실태조사 결과(2017년 기준)를 발표했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실태를 조사한 첫 번째 국가승인 통계다. 상시근로자 수가 5인 이상인 전국 5000개 사업체의 인사담당자가 조사 대상이었다.

조사 결과, 각종 모성보호 제도의 인지도와 활용도 사이에 심각한 괴리가 노출됐다. 전체 기업의 모성보호 제도 인지도는 출산휴가(86.6%), 배우자 출산휴가(72.4%), 육아휴직(57.1%) 순이었다. 반면 출산휴가는 2017년에 9.6%의 사업체에서만 활용됐다. 배우자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활용도는 각각 4.1%, 3.9%에 그쳤다.

기업 규모에 따른 차이는 더 두드러졌다. 출산휴가의 경우 300인 이상 사업체 인지율은 100%, 활용률은 70.1%에 달했다. 30인 미만 사업체의 경우 85.3%가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7.7%만 활용하는 데 그쳤다. 육아휴직도 300인 이상 사업체 인지율과 활용률이 각각 94.7%, 62.2%였지만 30인 미만 사업체는 각각 53.3%, 2.4%에 불과했다.

모성보호 제도를 활용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인력 부족’이다. 기업 규모가 크면 대체인력이 많아 그나마 제도를 활용할 여건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새로 뽑지 않고 기존 인력으로 대체하다 보니 동료에게 피해를 줄까 봐 제도를 활용하지 못한다.

실제로 출산휴가 제도를 활용하기 어렵다고 답한 사업체 중 9.8%는 대체인력 구인에 어려움을 느꼈다. 동료 및 관리자 업무 가중(7.6%), 추가인력 고용에 따른 인건비 부담(5.3%)도 제도 활용을 가로막는 이유로 꼽았다. 나영돈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모성보호 제도 등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정책 체감도를 높일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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