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구해줘! 홈즈’

사회악을 응징하는 드라마들만큼이나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TV 속 콘텐츠가 있다. 이른바 ‘생활밀착형’ 콘텐츠. 시민들의 일상생활을 구석구석 살펴보고 불편한 점을 함께 공유하거나, 여의치 않을 때는 직접 해결에 나서는 이야기들이 브라운관을 채우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전파를 타고 있는 예능 ‘구해줘! 홈즈’(MBC)가 대표적이다. 그간 흔치 않았던 부동산 예능을 표방한다. 집을 구하러 전전하는 민달팽이 같은 서민들의 등을 토닥여주는 콘텐츠로 볼 수 있다. 김숙 박나래 등 연예인들이 의뢰인 대신 발품을 팔아 새 보금자리를 찾아준다는 얼개다.

간단한 포맷이지만, 재미와 실속 모두를 잡아낸다. 시민들의 다양한 사연이 공감 포인트다. 주거공간과 작업실을 동시에 원하는 디자이너가 의뢰인인 경우도 있고, 때로는 아이들 건강과 교육에 최적화된 환경을 찾는 다자녀 가정이 등장한다. 사회 초년생이나 신혼부부의 이야기 등 친숙한 스토리가 시퀀스를 메운다.

매물의 이색적인 모습이나 “일반 건축물대장을 확인해야 한다”는 등의 집 구하기 팁들도 몰입감을 키우는 요소다. 특히 거처를 자주 옮기는 젊은 층의 시선을 사로잡았는데,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49 시청률에서 7주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다.

직장 생활도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오피스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며 2000만 직장인의 슬픔을 달래주는 콘텐츠들도 시청자들과 공명하고 있다.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KBS2)는 오피스 내 갑을 관계에 집중한다. 연예인 보스들의 직장 생활을 살펴보며 올바른 상사의 모습을 되새긴다는 포맷으로 농구 감독 현주엽, 타이거JK 필굿뮤직 대표 등이 출연한다. 이들이 권위적인 행동을 할 때면 전현무 등 스튜디오 출연진들이 앞에 놓인 빨간색 갑(甲) 버튼을 눌러 시청자들의 공감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드라마도 이런 경향에 합세하고 있다. 다큐멘터리적 요소를 결합한 드라마 ‘회사 가기 싫어’(KBS2)가 그렇다. ‘한다스’라는 문구회사를 배경으로 회사원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데 집중한다. 해직 위협에 시달리는 부장의 비애나 회사 내 유리천장의 문제 등이다. 무엇보다 워커홀릭 강백호(김동완) 차장부터 ‘워라밸’을 중시하는 신입사원 노지원(김관수), 62세 시니어인턴 박종수(최승일)까지 다양한 인물 군상이 감정이입의 여지를 한껏 넓혀낸다.
KBS2 드라마 ‘회사 가기 싫어’

서민들의 설움 달래기라는 아이디어는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SBS) ‘안녕하세요’(KBS2) ‘한끼줍쇼’(JTBC) 등 여타 인기 프로그램들에서도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요소다. 천편일률적인 연예인 관찰 예능이나 관습적인 극에서 벗어나 시민들의 삶에 한 발 더 다가간 콘텐츠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려는 전략이다.

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는 “불황 등으로 팍팍한 삶이 이어지면서 최근 들어 서민들의 삶을 조명하는 프로그램들이 많아진 것 같다”며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의 생활로 디테일하게 들어가 신선한 소재를 취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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