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가까이 평행선을 달리던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드디어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에서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수개월간 지속된 부분파업으로 위기에 놓였던 르노삼성차가 이른 시일 내 정상화될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40여시간의 마라톤협상 끝에 16일 오전 6시20분 잠정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주요 합의 내용은 기본급 동결에 따른 보상금 100만원 지급, 중식대 보조금 3만5000원 인상, 성과 보상금 총 1076만원 지급, 배치전환 절차 개선, 근무강도 개선을 위한 인력 60명 채용과 중식시간 연장,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한 10억원 설비 투자 등이다.

잠정 합의안은 오는 21일 조합원 총회에서 과반 찬성표를 얻을 경우 최종 타결된다. 이렇게 되면 생존이 위태로웠던 르노삼성차 부산공장과 협력사들은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특히 노사 관계가 안정되면 부산공장이 생산물량을 확보하는 데 유리해진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에선 지난해 21만대의 차량이 생산됐다. 그중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 물량은 10만대로 절반에 가깝다. 하지만 닛산 로그 위탁생산은 오는 9월로 끝난다.

게다가 올해 생산물량도 지난해 대비 40%가량 줄어든 6만대에 불과하다. 닛산 로그 이후에 생산할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의 생산량은 반 토막 난다. 그렇게 되면 현재 부산공장의 2교대 근무형태를 1교대 근무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르노삼성차와 협력사 근로자들이 떠안을 피해가 막중해진다.

이 같은 이유로 르노삼성차는 준중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인 ‘XM3’의 유럽 수출용 신차 물량을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르노그룹은 올해 3월 초까지 XM3 신차 유럽 수출물량을 생산할 공장을 결정할 계획이었다. 르노삼성차는 XM3 개발에 참여한 데다 국내 판매용 생산을 위한 생산설비도 갖출 계획이어서 신차 물량 배정에 유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르노삼성차가 노사 갈등을 빚고 부산공장이 정상 가동되지 않으면서 스페인 바야돌리드공장이 XM3의 유럽 판매용 차량 생산 후보지로 떠올랐고, 르노삼성차의 위기는 증폭됐다.

노사 갈등이 해소된 만큼 르노삼성차는 XM3 물량 확보에 희망을 거는 분위기다. 올 3월 이뤄진 르노그룹의 지역본부 개편 역시 르노삼성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르노삼성차가 속한 아프리카·중동·인도·태평양 시장에 수출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차 사장은 지난 15일 언론 초청행사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 랩 스페셜 익스피리언스’에서 “르노삼성차는 스스로의 능력만으로도 성장을 이룰 수 있는 큰 시장의 일원이 됐다”면서 “르노그룹의 핵심 연구자원인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도 이번 지역본부 개편으로 더 큰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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