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입국 탈북자 수는 2009년 2914명을 정점으로 매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3월까지 입국한 탈북자는 220여명에 지나지 않아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1000명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말 현재 국내 입국 탈북자는 3만2705명(잠정·통일부 자료)에 이른다.

이들이 북한과 환경이 전혀 다른 남한 사회에 적응하기란 녹록지 않다. 일하고 싶어도 상대적으로 일자리 기회가 적고, 취직을 하더라도 저임금을 감수해야 한다. 남북하나재단의 ‘2018년 북한이탈주민 정착실태조사’에 따르면 탈북민 임금은 남한 노동자의 74% 수준에 불과하다. 일자리 기회가 적고 임금마저 낮다 보니 창업으로 눈을 돌리는 탈북민이 느는 건 당연하다 하겠다. 통일과나눔재단 조사 결과 2016년 680명 선이었던 탈북민 창업자 수는 이후 매년 800명 선으로 늘었다.

탈북민 창업 업종은 음식점업이 가장 많고 이·미용, 세탁업 등 개인서비스업과 화물운송 등 유통물류업 순으로 파악됐다. 탈북 1세대로 나란히 북한 음식점을 낸 전철우, 김용씨는 한때 좌절을 겪기도 했지만 성공한 탈북 사업가로 꼽힌다. 2004년 탈북한 이영철 (사)미래를 위한 사랑나눔협회 대표도 남한에서 사업가로 성공했다는 평을 듣는다. 북한 명문 김책공업대를 졸업한 이 대표는 외무성 서기관 등을 지낸 관료 출신으로 매년 수익의 절반 이상을 탈북민 가정 정착과 탈북민 학생 교육 등에 지원하고 있다.

김학민(33) 서강잡스 대표는 요즘 주목받는 탈북민 CEO다. 2011년 입국한 그는 2014년 서강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하면서 운명이 결정됐다. 어릴 때부터 ‘꼬마 수리공’으로 이름을 날렸다는 그는 고장난 자신의 아이폰을 혼자 고쳤다. 이 사실이 입소문을 타면서 그의 자취방은 아이폰 수리를 맡기려는 학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고 한다.

그는 더 큰 꿈을 위해 창업을 결심하고 지난해 아이폰 수리 전문업체 서강잡스를 설립했다. 회사 이름은 모교와 그의 롤 모델, 영원한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에서 따왔다. 지난해 8월 1호 서강대점에 이어 지난달 2호 이대점을 열었다. 이달엔 3호 홍대점을 열 예정이라고 한다. 전국 대학가에 지점을 내는 게 그의 목표다. 잡스가 그의 롤 모델이 됐듯 그가 또 다른 탈북 청년의 롤 모델이 될 수도 있다.

이흥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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