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새로운 음반을 선보이는 가수 김현철. 그는 “콘서트도 준비하고 있다. 나는 일류가 아니지만, 무대에 함께 서는 연주자는 일류 뮤지션들이다. 올해에는 크고 작은 음악 페스티벌 무대에도 꾸준히 오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FE엔터테인먼트 제공

작가로 따지자면 가수 김현철(50)에게 지난 13년은 절필의 시간이었다. 2006년 9집 음반을 발표한 뒤 그는 사실상 음악 활동을 접었다. 애지중지 아끼던 악기들은 후배에게 줘버렸고 작업에 필요한 컴퓨터도 처분했다. ‘복면가왕’(MBC)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만 출연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그는 왜 음악을 관뒀던 것일까. 최근 서울 용산구 한 카페에서 만난 김현철의 설명은 이랬다. “음악 하는 게 재미가 없더군요. 왜 재미가 없어졌는지 그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없었다. 하지만 굳이 이유를 찾자면 인터뷰 말미에 털어놓은 이런 발언에서 음악에 싫증을 느낀 빌미 중 하나를 유추할 수 있었다.

“제가 가장 아끼는 음반이 뭐냐고요? 2006년에 냈던 9집이에요. 그런데 잘 안 팔렸어요. 그 음반이 (흥행에) 실패한 것. 그게 음악이 재미없어진 이유 중 하나일 수도 있겠네요.”

김현철을 만난 건 그가 오는 23일 발표하는 새 음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였다. 13년 만에 내놓는 신보이니 절치부심의 작품이고 와신상담의 앨범일 것이라 짐작했는데 그의 답변은 예상과 달랐다. 그는 “30년 전 1집을 낼 때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첫 음반을 낼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앨범을 발표했었죠. 음악을 하는 것, 그 자체가 감사하더군요. 하지만 언젠가부터 이런 마음이 서서히 사라졌어요. ‘이렇게 만들면 대중이 좋아하겠다’는 식의 ‘노림수’만 생각하게 됐죠. 그런데 이번에 내놓을 음반은 달라요. 아무런 ‘전략’도 세우지 않고 만들었어요. 오랜만에 신곡을 내놓으려니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네요.”

이쯤 되면 이런 궁금증이 생기게 된다. 그가 다시 음악에 흥미를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몇 년 전 김현철은 지인들로부터 그의 초창기 곡들이 일본에서 인기라는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듣자 다시 곡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지난해 봄부터 음악 작업을 재개했다. 악기도, 컴퓨터도 다시 구입했다. 김현철은 “요즘 들어 음악 하는 게 정말 재밌다. 이제 진짜 제대로 된 음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새 음반 제목은 ‘프리뷰(Preview)’로 정했다. 올가을 내놓을 10집 음반 수록곡 일부를 미리 선보이는 작품이다. 앨범에는 걸그룹 마마무 멤버인 화사와 휘인이 호흡을 맞춘 타이틀곡 ‘한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를 비롯해 총 5곡이 실린다. 김현철은 “지금까지 쓴 곡 가운데 엄선한 노래들이 아니다. 여름에 어울릴 듯한 음악을 골라 앨범에 담았다”고 소개했다.

1989년 데뷔한 김현철은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그는 “30년간 활동할 수 있었던 건 팬들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30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1집 음반을 준비 중이던 ‘스무 살 김현철’에게 어떤 당부를 하고 싶을까. 그는 “일이 잘 풀린다고 ‘오버’하지 말고,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실망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해줄 거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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