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기업의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사실상 화웨이 금지령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7일 중국 광둥성 선전시의 한 건물에서 촬영된 화웨이 로고. AP뉴시스

미국의 제재 강화로 중국 화웨이의 5G(5세대 통신) 장비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생기면서 국내 이동통신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화웨이의 통신장비 공급은 LG유플러스의 향후 5G 커버리지(서비스 범위) 구축의 핵심 변수다.

5G 통신장비 시장 세계 1위인 화웨이는 핵심 부품 상당수를 미국 기업으로부터 들여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부품 조달 비용 700억 달러 가운데 110억 달러를 미국 기업에 지급했다. 퀄컴, 브로드컴 등으로부터 통신 칩을 공급받았고 인텔, 오라클로부터 통신 기지국 장비나 소프트웨어 등을 구매했다.

화웨이는 이미 유럽 25곳, 중동 10곳을 포함해 수많은 지역에서 상업용 5G 통신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제프리스증권사는 “화웨이 통신 기지국에 쓰이는 미국산 컴퓨터 칩에 대한 대체재가 부족해 화웨이가 미국의 공급 차단을 오랫동안 견뎌내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하게 화웨이 5G 무선 통신장비를 쓰고 있는 LG유플러스는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계획대로 화웨이 통신장비를 쓸 수밖에 없다”며 “통신장비 공급 측면에서 아직 이전과 달라진 건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 강화’로 한국의 통신 시장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그동안 미국이 꾸준히 ‘보안 문제’를 제기하며 화웨이 통신장비와 서버에 대한 견제를 이어온 것을 고려하면 이번 제재는 화웨이의 국내 5G 장비 공급 차질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화웨이의 재고 및 LG유플러스의 통신장비 발주 계약, 기지국 설치 계획을 알 수 없어 판단하긴 이르다”는 분석이 동시에 나왔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초기 5G 커버리지 문제 개선을 위해 연말까지 전국에 5G 기지국 8만개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화웨이는 이 중 서울·수도권·강원도 지역에 설치하는 기지국 공급을 담당한다. 화웨이코리아는 국내 5G 통신장비 공급 차질 여부에 대해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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