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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대 교수들이 교육부 폐지를 주장하는 이유

“교육부로는 대학 문제 해결 어렵다”


국공립대 교수 모임인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국교련)가 교육부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이 17일 국회에서 발표한 성명서는 교육부의 아픈 부분을 후벼파는 어휘로 가득하다. ‘대학 위기를 초래한 교피아(교육부+마피아)’ ‘국정 역사교과서 강행’ ‘국민 개돼지 발언’ 등이다. 국교련은 교육부 폐지론을 왜 이 시점에 들고 나왔을까.

교육계에서는 국가교육위원회를 통해 정부 통제에서 벗어나려는 국립대의 의도란 해석이 나온다. 정부와 여당이 그린 국가교육위 밑그림을 보면 교육 행정은 크게 세 파트로 갈라진다. 유초중등 분야는 시·도교육청, 국가교육위는 중장기 국가교육기본계획 수립과 대입 정책, 교육과정 등을 맡는다. 교육부는 고등·평생교육 그리고 신설되는 차관보직을 중심으로 사회부총리 역할을 강화한다. 국교련은 고등교육 분야도 국가교육위로 넘기라고 요구하고 있다. 독임제 행정기관인 교육부보다 대학 관계자를 포함한 여러 교육 주체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국가교육위가 유리하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중심인 정부-대학 파트너십에 대한 불만이나 사립대들과 정부 재정 지원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 거점 국립대 교수는 “대교협은 총장들 모임이다. 총장은 교육자보다 행정가에 가깝다. 교육 정책은 교육자와 논의해야 맞다”며 “사립대는 재단 전입금으로 재정난을 풀어야 한다. 비리 사학에 세금 퍼주는 행태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문재인정부의 무능이 교육부 폐지론을 다시 불러왔다는 지적에 힘이 실린다. 대학 등록금이 10년째 동결 중이어서 대학들에 재정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박근혜정부부터 이어진 반값등록금 정책으로 대학들이 등록금을 올리면 국가의 재정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구조다. 학령인구가 줄고 비리 대학이 즐비한 상태에서 국가 지원도 획기적으로 늘리기 어렵다. 현 정부는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직시하지 않고 대증 요법만으로 일관해 왔다는 지적이다.

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경북대 이형철 교수는 “교육부 질타보다는 교육부로는 고등교육이 직면한 난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됐으니 창조적 파괴를 통해 틀을 바꿔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 사회의 각성이 먼저란 목소리도 있다. 교피아 문제만큼이나 국립대 교수의 ‘철밥통’도 문제란 시각이다. 특히 최근 교수 자녀 논문 끼워넣기나 부실학회 문제 등으로 교수 사회가 지탄을 받는 상황에서 자정 활동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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