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병주 기자

김학의(사진) 전 법무부 차관의 성범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이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특수강간과 강간치상 혐의를 입증할 새로운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증거들을 바탕으로 김 전 차관에게 성범죄 혐의를 적용해 기소할 방침이다.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최근 성범죄 피해 여성 이모씨로부터 2007년 여름쯤 폭식 등을 이유로 처음 병원을 찾았다는 진술을 확보해 건강보험급여 내역, 진료기록 등을 확인했다. 당시 처방된 약품 중에는 우울증 치료와 관련된 약품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이씨는 당시 병원을 찾은 이유에 대해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강요와 협박, 김 전 차관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해 우울감을 느꼈고 이 같은 스트레스가 폭식으로 이어진 것”이라는 취지로 검찰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2006년 7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윤씨의 강요로 서울 역삼동 자택에서 김 전 차관 등에게 100차례 넘게 성폭행 당했다고 진술했다. 2013·2014년 검찰 수사 때부터 일관되게 이어온 주장이다.


이씨는 2008년 3월부터 정신과를 다니면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애초 알려져 있었다. 이 때문에 2013·2014년 김 전 차관 성범죄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정신과 치료 사실을 주목하지 않았다. 2008년 3월은 성범죄가 벌어진 시기도 아니었던 데다 이씨는 당시 윤씨와 가게 보증금 1억원 등을 두고 송사를 벌이고 있었다. 검찰은 윤씨를 압박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씨가 정신과 치료를 활용했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이씨가 성범죄가 진행 중이던 2007년 중반부터 우울증이 원인이 돼 병원에 다녔다는 사실이 새로 밝혀지면서 성범죄와 병원 치료와의 ‘인과 관계’ 가능성이 더 분명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인과 관계 측면에서 좀 더 연관성이 깊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증거들이 발견되면서 검찰의 ‘발목’을 잡은 재정신청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2014년 검찰이 김 전 차관의 특수강간 혐의를 무혐의 결론 내자 2015년 1월 법원에 재정신청을 했다가 기각 당했다. 관련법에 따르면 “재정신청이 기각된 사건은 다른 중요한 증거를 발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추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사진 등 새로운 증거를 확보했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새로 확보한 증거, 진술 등을 토대로 김 전 차관 구속 기간 동안 특수강간과 강간치상 혐의 입증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피해 여성 이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윤씨의 협박으로 자신이 항거 불능 상태에 있었으며 이에 대해 김 전 차관이 알고 있었다는 정황을 자세히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그를 구속 사흘 만에 처음으로 소환조사하려 했으나 김 전 차관 측이 “내부 입장 정리가 되지 않았다”며 조사를 거부해 무산됐다.

문동성 구자창 구승은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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