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내년 총선을 향해 과속으로 달리고 있다. 20대 국회가 1년 가까이 남았지만, 집권여당과 제1야당 모두 마음은 내년 총선 또는 3년 뒤 대선에 가 있다. ‘수혈론’ ‘물갈이론’ 등 당내 공천 담론부터 ‘정권 심판론’ ‘정권교체 완성론’ 등 총선 프레임도 넘쳐난다. 지금 20대 국회는 동물국회와 식물국회로 멈춰 세워놓은 채 다음 21대 국회로 내달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취임 이후 총선 담론에 불이 붙었다. 서울 광화문에서 지난 18일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시민문화제에서도 총선이 화제였다. 양 원장은 “총선 승리는 결국 정권교체 완성이다. 노무현 정신의 구현도 총선 승리”라고 했다. 대선 이야기도 나왔다. 양 원장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가세해 열심히 경쟁하면 국민이 보기에 다음 대선이 얼마나 안심이 되겠느냐”고 했다.

민주당은 ‘20년 집권론’을 내세운 이해찬 대표 취임 이후 일찌감치 총선체제였다. 게다가 지난 3일 총선 룰까지 확정해 발표했다. 집권여당이 원내 교섭단체 중 가장 먼저 총선체제에 돌입한 것이다. 여권은 연일 ‘총선승리=정권교체 완성’이라는 프레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내년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이 부각되는 것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9일 “총선 프레임 전쟁이 이미 시작됐다”며 “지금 여당이 초조감 때문에 모든 초점은 총선에 가 있다. 경제와 남북 관계 둘 다 쉽지 않아 정권심판론이 먹힐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청와대 출신 인사들도 덩달아 지역구까지 콕 집어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정세균 전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서울 종로 출마 의사를 밝혔다.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도 지난달 민주당에 입당해 경기도 성남 중원에 출마하겠다고 했다.

한국당도 때이른 총선 열기에서는 여당에 뒤지지 않는다. 황교안 대표는 ‘민생투쟁 대장정’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적인 릴레이 장외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황 대표는 장외투쟁을 통해 ‘문재인정부 심판’이라는 총선 프레임을 일찌감치 꺼내들었다. 정부의 실정을 비판한다는 취지로 나선 투쟁이지만 결국은 ‘조기 선거운동’ 차원의 행보라는 해석이 많다.

하지만 정작 20대 국회는 동물국회에 이어 식물국회로 전락한 상태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으로 물리적 충돌을 한 탓에 4월 임시국회는 의사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회기가 종료됐다. 추가경정예산 처리, 탄력근로제 등 노동 관련 법안 논의가 줄줄이 미뤄졌지만 5월 임시국회도 열지 못하고 있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민생이 너무도 어렵지만 민주당과 한국당은 선거정치 논리에 빠져 있다”며 “여당은 민생을 챙기는 여당으로서 위상을 포기한 것이고, 한국당은 여당이 민생을 포기하도록 견제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 결국 두 정당은 국민을 위한 정당이 아니라 패권정당”이라고 비판했다.

임성수 김용현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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