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일 장시성 위두에 위치한 홍군 대장정 출발 기념비에 헌화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1934년 국민당의 추격을 피하기 위해 이곳을 집결지 삼아 대장정에 나섰다. 시 주석의 위두 방문을 두고 미·중 무역전쟁 극복을 위해 애국주의를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신화뉴시스

구글 등 미국 IT기업들이 화웨이와의 관계를 단절하는 등 미·중 갈등이 깊어지면서 중국 내에서 미국산 제품 불매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아이폰을 사지 말고 KFC와 맥도날드도 이용하지 말자는 공문까지 나돈다. 인터넷에서는 무역전쟁을 주제로 하는 노래도 인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장정(大長征)’ 출발 기념비에 헌화하며 전의를 다졌다. 외국과 갈등 시 중국 정부가 암시를 하고 국민들은 벌떼처럼 달려드는 ‘중국식 보복전’의 시작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 등에는 21일 일부 중국 회사가 직원들에게 미국산 제품을 사지 말라고 권고했다는 공지문이 나돌고 있다. 공고문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실현을 위해 중국이 이번 전쟁에서 승리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해고할 것”이라며 미국 제품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공문은 아이폰을 사용하거나 구매하지 말고 화웨이 등 중국산 휴대폰을 사용하라고 권고했다. 또 미국합자회사가 만든 자동차를 사서는 안 되고, KFC나 맥도날드도 들어가지 말라고 했다. 프록터앤갬블(P&G)과 암웨이 등 미국산 생활용품을 사지 말고 미국 여행을 하지 말자는 내용도 있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후시진 총편집인은 웨이보에 아이폰 대신 화웨이 휴대폰을 구매했다며 미국산 불매 운동을 유도하기도 했다.

인터넷에서는 ‘무역전쟁’이란 노래가 확산되면서 중국인들의 반미 감정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 노래는 “무역전쟁, 무역전쟁, 거친 도전을 두려워 마라. 태평양에는 무역전쟁이 벌어졌다”는 구절로 시작한다. 이어 “가해자가 감히 싸우려 한다면 우리는 그가 정신을 잃을 때까지 때릴 것이다. 병사가 공격해오면 장군이 막고 물이 밀려오면 흙으로 막는다. 우리는 가해자를 철저히 넘어뜨릴 것이다”고 돼 있다. 곡조는 1960년대 항일전쟁 영화 ‘갱도전(Tunnel War)’의 주제곡에 무역전쟁 가사를 넣었다. 노래를 만든 자오량톈은 인터뷰에서 “터널전쟁은 중국의 현재 상황을 연상시켜 곡조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20일 미·중 무역협상 총책인 류허 부총리를 이끌고 장시성을 시찰하면서 중국 홍군의 대장정 출발지인 간저우시 위두현의 장정 출발 기념비에 헌화했다. 시 주석은 홍군 후손 및 혁명 열사 가족들을 만나 “중화인민공화국 건설은 무수한 혁명 선열의 피로 바꾼 것”이라며 “공산당과 홍군은 대장정 도중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믿을 수 없는 기적을 일으켰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희토류 관련 산업시설도 시찰하며 ‘희토류 수출 중단’을 대미 카드로 쓸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미국은 중국산 드론도 민감한 정보를 중국 정부에 제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보고서를 통해 “드론은 기업 및 단체의 정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미국 정부는 자국 정보를 권위주의 국가로 넘기는 어떠한 기술 제품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제조사를 특정하지 않았지만 미국과 캐나다에서 사용되는 드론의 약 80%를 차지하는 중국 DJI를 사실상 타깃으로 지목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