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학교에서 비정규직 급식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조영란씨는 지난달 월급으로 167만7311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월급은 182만9790원이었다. 지난해보다 법정 최저시급은 10% 올랐지만 조씨의 월급은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해 최저임금 산입범위가 확대되면서 복리후생비 일부가 최저임금으로 포함돼 사라졌기 때문이다. 조씨는 “학교 측에선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근로시간까지 줄였다”고 토로했다.

민주노총은 21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최저임금 개악 피해사례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법정 최저임금 인상에도 월급이 오히려 깎이거나 동결된 저임금 근로자 사례를 발표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8일부터 2주간 상담센터 등을 통해 노동자 68명에게서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따른 피해 사례 100건을 제보받았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이후 상여금이나 수당이 삭감되거나 기본급으로 흡수된 사례가 42건으로 가장 많았다. 콜센터에서 일하는 한 근로자는 “식대, 수당 등 지난해까지 지급되던 항목이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삭제됐다. 회사는 총액 기준으로 수령액이 오른다며 왜곡된 말을 하고 있다”고 제보했다. 한 간호조무사는 “근로자 동의 없이 식대를 없애고 기본급에 합치면서 기본급이 올라 내야 하는 세금은 늘었지만 실제 급여는 줄었다”고 말했다. 사업주가 휴게시간을 늘리거나 근로시간을 줄여 최저임금 인상효과가 전혀 없다는 경우가 16건, 사업주들이 대놓고 최저임금보다 낮은 월급을 준다는 제보가 15건이었다.

지난해 국회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사업주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일부를 최저임금 범위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곽이경 민주노총 미조직전략조직국장은 “국회는 포함되는 수치를 조절해 저임금 근로자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공언했지만 현실은 달랐다”고 말했다. 이어 “저임금 근로자에게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갈 수 있도록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재조정해야 한다”며 “일방적으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을 통보하는 등 근로기준법을 어기는 사업주에 대한 고용노동부 감독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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