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로즈영웅단 단원들이 2014년 9월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마당에서 태극기를 사용한 태권도 시범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태어로즈영웅단 제공

태권도는 한국의 몸짓과 혼을 담은 문화유산이다. 그동안 많은 단체가 태권도의 기본동작으로 구성된 정통 시범부터 스토리로 전개되는 공연까지 다양한 작품을 국내외에서 선보이며 스포츠 외교사절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태어로즈영웅단도 그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태어로즈영웅단은 2012년에 만들어진 어린이 청소년 태권도 시범단이다. 전국의 8~18세 단원 5000여명이 동참하고 있다. 지난 7년간 ‘장애인 돕기 1004마라톤대회’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한 시범’ 등 국가 행사에 꾸준히 참여했으며 미국 중국 프랑스 영국 등 해외 여러 나라에서 태권도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공연 활동을 하고 있다.

변관철 태어로즈영웅단 총장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만난 태어로즈영웅단 변관철(45) 총장은 “태권도의 종합적인 기술을 보여주고 태권도에 내포된 정신적 기풍까지 보여주는 것이 바로 시범”이라고 강조했다. 변 총장은 과거 10년간 태권도 국가대표 시범단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시범의 대표 소재인 격파의 경우에도 기술에 녹아 있는 집중력 등 정신적 자세가 수련을 통해 몸에 배어 송판 등을 부수는 모습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했다. 변 총장은 “태권도는 단순한 기술이나 움직임이 아니고 그 사람 자체를 표현하려는 것이라고 본다”며 “모든 움직임에 담겨 있는 정신을 배우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신을 집중시키고 동작을 반복하다 보면 몸도 안정되기 때문에 단순하다고 생각되는 기본적인 기술을 마음을 다해 반복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이를 가르치는 지도자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변 총장은 “태권도를 통해 이뤄지는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고 스스로도 솔선수범할 때 비로소 올바른 지도를 실현할 수 있다”며 “기술과 내면적 정신 수련이 완성됐을 때 공정한 경기가 이뤄지며 안정적 품새를 선보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태어로즈영웅단의 어린이 단원들이 화려한 격파 시범을 보이고 있는 모습. 태어로즈영웅단 제공

태어로즈영웅단은 화려한 기술을 보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희망’과 ‘환희’ 등 긍정적인 개념을 담은 단체 태권 군무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번 시범을 보일 때 적게는 30여명에서부터 많게는 2000여명이 참가한다. 회원이 전국 각지에 퍼져 있다 보니 한자리에 모여 연습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때문에 우선 시범 프로그램을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전국 각 지역의 도장에 공지하고 개별적으로 훈련을 진행한다. 어느 정도 기초가 잡히면 한자리에 모여 연습을 시작한다. 연습기간은 최소 3주 이상이다.

시범을 하다 보면 인상 깊은 순간을 자주 마주한다. 변 총장은 태어로즈영웅단이 201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플러튼에 위치한 학교에 초청돼 전교생 앞에서 태권도 시범을 선보였을 때를 떠올렸다. 그는 “당시 그 학교에 다니던 한국인 학생들이 또래의 공연단원들을 찾아와 I’m Korean(아임 코리안)이라고 자랑스럽게 외쳤다”며 “평소 미국 사회에서 위축된 삶을 살던 그들은 국적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시범을 보고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느낀다고 해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태어로즈 단원들은 다음달 29일 국민일보와 GCS 인터내셔널(밝은사회클럽 국제본부)이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공동 주최하는 ‘2019 DMZ 평화대축제’에서 선보일 태권 군무 연습을 위해 요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번 축제에서는 도약, 비상 등을 주제로 공연한다. ‘화합을 기반으로 이루는 평화’를 염원한다는 뜻에서 동작의 합일을 이루는 시범을 할 계획이며 1000여명이 참가한다.

변 총장은 “앞서 남과 북에서 태권도 시범 교류가 있었고, 최근 스위스 로잔에서도 남과 북이 공동 시범을 보여 정치와 이념에 상관없이 함께 교류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태권도가 남북 평화 무드 형성에 일조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다음 세대로 이뤄진 우리 시범단이 이번 축제에 함께하게 돼 의미있다”며 “한민족이 태권도라는 공통 매개체를 통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태권도 정신을 알리는 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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