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은 말과 글에 대한 애착이 컸다. “독재자는 힘으로 통치하고 민주주의 지도자는 말로써 정치를 한다”는 것이 노 전 대통령의 지론이었다.

말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각종 연설을 고치고 또 고쳤고, 표현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썼다.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은 책 ‘대통령의 말하기’에서 “그(노 전 대통령)는 분명히 스스로 연설문을 쓰는 리더였다. 좋은 연설문을 생산하기 위한 그의 노력은 치열했다. 무엇보다 그는 자신의 생각이 담기지 않는 글을 그냥 읽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2002년 대선 구술 기록집 ‘선택의 순간들’에서 “(노 전 대통령이 의원 시절) 1988년도 대정부질의를 하고서 굉장한 평가를 받았는데 그때 우리한테 뭐라고 했냐면 ‘지도자와 지도자 아닌 사람의 구별점은 연설문을 스스로 쓸 수 있는가 없는가의 차이’(라고 했다)”라고 전한 바 있다.

노 전 대통령의 말은 소탈하고 탈권위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일부에서는 ‘거칠고 품위 없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스스로 ‘추상적인 언어’를 쓰지 않는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는 2005년 8월 중앙언론사 논설위원 간담회에서는 스스로 “노무현 캐릭터는 ‘긴가민가’가 없다. 말한 것은 책임진다. 그리고 복선 깔고 뒤로 도망갈 여지를 만들어 놓고, 추상적인 언어를 쓰거나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후보 시절 장인의 좌익 경력이 공격받자 “이런 아내를 버려야겠습니까? 그러면 대통령 자격이 생깁니까?”라고 맞받아쳤던 발언이 대표적이다.

노 전 대통령은 정치인의 언행일치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2004년 5월 27일 연세대에서 ‘변화의 시대, 새로운 리더십’이라는 강연에서 “지도적인 인사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말과 행동을 달리할 때 그 사회의 신뢰가 붕괴된다. 지도자는 그야말로 말대로 실천해야 된다”며 “말할 자격 없는 사람이 좋은 말을 자꾸 하면 좋은 말을 버린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은 달변이었고, 토론에도 능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과거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노무현은 경제 전문가하고도 경제 문제를 그 수준에서 토론을 할 수 있는 사람이고, 또 자갈치시장 아줌마하고 만나면 또 그 수준에서 얼마든지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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