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3일 오후 7시께 서울 강동구 암사역 3번 출구 인근에서 친구에게 흉기를 휘두른 한모씨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해당 사건 현장이 담긴 영상은 당시 유튜브와 SNS 등을 통해 확산되기도 했다. 유튜브 화면 캡처

경찰 통제에 저항하는 범인이 공격을 시작하면 삼단봉이나 전자충격기, 가스분사기 등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경찰청은 22일 사건 현장에서 경찰 통제 저항에 상황별로 대응할 수 있도록 ‘물리력 행사 기준’을 마련했다. 지난해 4월 발생한 광주 집단폭행 사건, 지난 1월 서울 암사동 흉기난동 사건, 최근 서울 구로동 주취자 난동사건 등에서 경찰이 미온적 대응을 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상황에서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것이다.

경찰은 대상자 행위 수준에 따른 대응 단계를 5단계로 나눴다. 경찰 지시에 따르지 않는 2단계(소극적 저항)부턴 경찰이 신체를 사용할 수 있고, 팔을 잡으려는 경찰의 손을 뿌리칠 땐(적극적 저항·3단계) 경찰이 관절을 꺾거나 넘어뜨릴 수 있도록 했다. 경찰에 폭력을 행사하려 할 땐(4단계) 경찰봉을 이용하거나 테이저건을 꺼내 들 수 있도록 했다. 가해자가 흉기를 들고 제3자를 위협하는 등 치명적 공격이 예상될 땐(5단계) 경찰이 권총으로 실탄 제압까지 가능하다.


단 경찰이 스스로 상황을 판단해 적절한 물리력을 사용하되 낮은 단계의 대응 방안을 우선 사용하도록 하는 원칙도 세웠다. 만약 대림동 여경 사건의 경우에 이번 기준을 적용하면 술에 취한 가해자들이 위협적인 행동을 한 것은 적극 저항으로 여기고, 경찰의 뺨을 때린 이후에는 4단계 폭력적 공격 상황으로 인식해 경찰봉을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 경찰청 관계자는 “비례 원칙에 따른 물리력 행사 기준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집행방해에 대한 처벌 강화까지 동반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 등 공무원을 폭행하거나 협박하면 법적으로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이 가능하지만 대부분은 집행유예가 선고된다”며 “경찰관을 때리거나 다치게 하면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는 미국처럼 강력한 처벌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과잉 대응에 따른 인권 침해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경찰은 물리력 사용 시 징벌 및 복수나 현장 편의를 위한 물리력 사용을 금지하는 등의 기준을 마련했다. 이번 기준은 경찰청 예규로 발령될 예정이며 6개월의 경과기간을 거쳐 11월 중 시행된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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