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왼쪽)이 지난해 8월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선발승을 챙긴 뒤 김기태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지난 3월 은퇴한 임창용은 21일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 전 감독과의 불화와 팀 내부 상황에 대해 폭로해 논란을 키웠다. 뉴시스

김기태 감독 사퇴 후 모처럼 연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KIA 타이거즈가 ‘임창용 폭로’라는 암초를 만났다. 팀이 반등할 시점에 자칫 내부 분위기를 흐릴 또다른 악재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IA는 박흥식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지난 17일 이후 5경기에서 4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2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연장 10회말 한승택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6대 5로 승리, 3연승을 달렸다. KIA는 17승(1무31패)째를 기록, 롯데(17승 32패)를 밀어내고 9위로 올라섰다.

선수들이 투타에서 하고자 하는 의욕도 좋다. 에이스 양현종은 완전히 살아났다. 19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 팀의 5대 0 승리를 이끌었다. 물방망이 타선도 활발해졌다. 김 감독 사퇴 후 팀 타율이 3할을 오르내리고 있다. 심각한 부진에 시달리던 4번 타자 최형우는 21일 롯데전에서 4안타 3타점으로 폭발했다.

그런데 난데없이 ‘임창용 폭로’가 터졌다. 임창용이 21일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과 김 감독의 불화, 팀 내부 상황에 대해 자세히 언급한 것이다. 임창용은 지난해 방출과 관련, “내가 방출을 요구하지 않았다. 난 시즌이 끝나고 잔류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해 임창용이 방출된 뒤 팬들의 항의가 있었을 당시 김 감독은 “임창용이 스스로 나가기를 원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임창용은 “당시 조계현 단장님이 나를 부르시고는 ‘우리와 인연은 끝이다. 현장에서 결정된 사안이니 방출하겠다’고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2016년 8월 27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2루에 있던 오재원에게 위협적인 견제구를 던진 것에 대해서도 “구단이 지시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임창용은 “경기 이틀 전에 무관심도루를 할 경우 견제를 하는 척해서 등이든 어디든 적당히 맞추라는 지시가 내려왔고 코치님이 그 전날 한 번 더 이야기하셨다. 직전에 만들어진 규정이라 잊었다고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출장 정지 등)문제가 커지자 김 감독님이 다음 날 삭발을 하시고는 ‘못 지켜줘 미안하다’고 하셨다”고도 했다.

KIA는 임창용의 폭로에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조 단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감독이 지난 16일부로 이미 퇴단한 상황”이라며 “그런 이야기가 다시 거론되는 것은 나간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나”고 말했다. 이대진 전 투수코치도 빈볼 지시 논란과 관련, “드릴 말씀이 없다. 나는 다 내려 놓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에 따라 임창용과 구단 사이에 어떤 게 진실이냐를 놓고 진흙탕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KIA 측은 임창용의 폭로에 대해 공식적으로 “노코멘트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김 감독이 위계질서를 중시하고, 임창용이 당시 김 감독의 투수 운용에 반기를 들었다는 점에서 “구단이 먼저 방출을 통보했다”는 임창용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반면 오재원 견제구에 대해선 “상식적으로 무관심 도루를 했다고 빈볼을 지시하는 구단이 어디 있나”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당시 상황을 알만한 당사자들이 침묵을 지키고 있어 논란은 쉽게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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