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자 윤중천씨가 22일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이어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22일 밤 구속되면서 윤씨 및 윤씨 사건과 연루된 전·현직 검사들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씨가 강원도 원주 별장 등지에서 검사들 다수를 접대하고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은 2013년 경찰 수사 때부터 제기돼 왔다. 특히 별장에 드나든 검사들이 윤씨 사건에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유착 의혹은 더 분명해진 상황이다.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별장을 드나드는 등 윤씨와 친분이 있었던 검찰 인사들은 김 전 차관을 포함해 10명에 달한다. 경찰은 2013년 원주 별장을 압수수색하면서 검찰 관계자 10여명의 명함을 확보했지만 이들과 윤씨와의 관계, 별장에 드나든 경위는 파악하지 않았다.

이 중 유착 의혹이 제기된 대표적인 인물은 박모 전 차장검사(현 변호사)다. 그는 윤씨와 적어도 2002년부터 친분을 쌓아 온 관계로 알려졌다. 경찰의 별장 압수수색에서 그가 서울지검 부부장검사로 있던 2002년 명함이 나왔다.

그는 윤씨 부부의 ‘간통 무고’ 정황을 알고도 법률대리를 도왔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검찰은 윤씨가 내연녀 권모씨에게 빌린 24억원을 갚지 않기 위해 부인과 짜고 2012년 10월 권씨를 간통으로 무고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무고 혐의를 적용해 지난 20일 윤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영장에는 윤씨 부부가 박 전 차장검사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함께 고소장을 작성했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간통 고소가 결국 기소로 이어진 과정도 석연치 않다는 시각이 있다. 당시 검찰은 윤씨가 권씨와 70차례 간통했다는 혐의로 기소했다. 물증이 확보된 1차례 성관계 외에 이를 입증할 증거는 윤씨 진술밖에 없었다. 검찰은 간통 일시와 장소도 특정하지 않았다. 간통 피의자 권씨에 대한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윤씨가 박 전 차장검사 등 검찰 인맥 등을 활용해 기소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간통 사건을 처리한 곳은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였다. 당시 형사부를 총괄하는 1차장 검사였던 변모 전 검사장(현 변호사)은 원주 별장에 출입한 적이 있다. 변 전 검사장은 통화에서 “윤씨를 당시 몰랐다”고 말했다. 형사7부 부장검사였던 김모 전 차장검사(현 변호사)와 사건을 직접 처리한 이모 부부장검사는 “사건을 처리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의 검찰 인맥은 전직 검찰총장에까지 뻗어 있다. 윤씨는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에서 한상대 전 검찰총장에게 수천만원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주 별장에서는 한 전 총장의 인천지검 1차장검사 시절인 2005년 명함이 발견됐다고 한다. 윤씨는 서울 용두동 ‘한방천하’ 상가 개발비 횡령 사건에 휘말려 있던 2011년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던 한 전 총장에게 “수사관 수사가 편파적이니 검사에게 수사를 받게 해 달라”며 진정서를 작성했다. 이후 사건은 윤씨 요구대로 처리됐고 결국 무혐의 결과가 나왔다. 김 전 차관에 대한 수사도 ‘수천만원을 건넸다’는 윤씨의 조사단 진술로 시작된 만큼 한 전 총장 관련 의혹도 들여다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다만 한 전 총장은 금품수수 의혹을 최초로 보도한 언론사를 고소하는 등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윤씨는 이날 강간치상 등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달 19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33일 만이다.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사실 중 상당 부분의 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며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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