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2일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만나기 위해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 들어서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 중인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만나 글로벌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부회장이 최근 외국 정상급 인사와 잇따라 회동하는 것은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 사업을 구상하기 위한 경영 행보로 보인다. 국가를 대표하는 기업 총수가 민간 외교관 활동을 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부회장은 22일 오후 6시쯤 서울 광화문 인근 포시즌스호텔을 직접 방문해 부시 전 대통령과 비공개로 1시간 정도 면담했다. 이 부회장은 면담에서 부시 전 대통령에게 최근 급변하는 글로벌 산업 환경에서 기업의 역할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동시에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미래 사업 방향을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회동은 2015년 10월 부시 전 대통령이 프레지던츠컵 골프대회 개막식 참석차 방한했을 때 환담한 이후 4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항소심 집행유예 판결로 석방된 이후 그룹의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 국빈방문 당시에도 현지 삼성전자 노이다 휴대전화 신공장 준공식에 문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함께 참석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2월 인도 모디 총리가 국빈방한하면서 청와대를 통해 이 부회장을 꼭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이 부회장이 출장 일정을 바꿔 국빈 오찬에 참석하기도 했다.

외국의 정상급 인사들이 이 부회장을 만나는 것은 개인적 친분을 넘어 국가 차원에서 삼성전자의 기술력과 투자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부시 전 대통령은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첫 해외 반도체 공장을 설립한 1996년 이 부회장의 부친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텍사스 주지사가 부시 전 대통령이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05년 저장성 당서기를 맡고 있을 때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직접 방문했으며 삼성전자는 2012년 시진핑 당시 국가 부주석의 고향인 산시성 시안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했다. 시 주석은 이런 인연으로 이후에 이 부회장과 만났다.

응우옌푸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은 2014년 10월 방한했을 때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을 찾아 이 부회장과 환담했다. 삼성전자는 휴대전화 공장을 통해 베트남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현지 최대 외국인 직접투자 기업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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