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오늘의 설교] 신앙고백적 삶

마태복음 16장 13~19절


1999년 전도사 시절, 악기 수리를 하고 교회로 돌아가는 길이였습니다. 빽빽한 차들로 복잡한 한남대교 위에서 앞선 택시와 제가 몰던 차가 살짝 접촉했습니다. 택시기사님이 목덜미를 잡고 내리기 전까지는 부딪친 느낌조차 없었습니다. 기사님은 제게 오더니 “몸도 아프고 차도 고장 나서 일을 못 할 것 같으니 병원으로 가야겠다”고 했습니다. 차에 흠이 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는 기사님께 “죄송하지만 흠집도 없고, 살짝 부딪친 것 같은데요”라고 했더니, 대뜸 “아니야, 너무 아파서 안 되겠어”라고 답했습니다. “그럼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물으니 기사님은 기다렸다는 듯 “오늘 공쳤으니 10만원만 줘. 그래도 무리한 요구는 아니야”라고 했습니다. 당시 전도사 한 달 사례비가 30만원이었기에 10만원은 큰돈이었습니다. 억울했지만 어쩔 도리 없이 마침 사례금을 입금하지 않아 지니고 있던 10만원을 드렸습니다.

그 일이 있고 난 뒤 저는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저도 죽지 않을 만큼만 뒤에서 누군가 들이받게 해주세요.’ 놀랍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상황을 만납니다. 누군가 뒤에서 제 차를 들이받은 겁니다. 그때 저는 속으로 ‘아! 10만원… 응답인가’라고 생각하며 기사님이 하는 것을 본대로 목을 잡고 내리려는 순간, 마음 가운데 또렷하게 들려오는 성령님 음성이 있었습니다. ‘신앙고백해라!’ ‘아니 신앙고백이라니요. 10만원은요. 10만원 찾을 기회인데요.’ 그러나 거부할 수 없는 음성으로 명령하셨습니다. ‘신앙고백해라!’

제가 어떻게 했을까요. 차에서 내려 뒤차에 다가가 많이 다치지는 않았는지 물으니 괜찮다고 합니다. “혹시 교회 다니십니까. 저는 교회를 다니는데 하나님이 용서하라고 말씀하셔서 그렇게 하려 합니다. 마냥 운 좋았다고 생각 마시고 혹시 시간이 된다면 주일에 댁 주변의 교회에 나가십시오. 나가실 교회가 없다면 우리 교회에 한 번 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명함을 건넸습니다.

예수께서 갈릴리 3년간의 사역을 마치실 즈음 가이사랴 빌립보란 곳으로 가셨습니다.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에게 이 도시를 선물 받은 헤롯은 감사의 표시로 ‘가이사랴’라는 이름을 붙였고 로마의 황제에게 잘 보이기 위해 그 도시에 황제를 위한 신전을 세웠습니다. 신전은 가이사랴 빌립보 지역에서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한 가지 질문을 위해 그곳에 가셨습니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 하느냐”는 물음입니다. 제자들은 “더러는 세례 요한, 더러는 엘리야, 어떤 이는 예레미야나 선지자 중의 하나라 하나이다”라고 답합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중요합니다.

예수님은 다시 질문합니다.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 3년 동안 같이 사역하던 제자들에게 마지막 질문을 거듭합니다. 로마 황제의 화려한 신전과 권세와 힘이 드러나는 그곳에서, 그에 비교해 세상 기준으로는 너무나 초라해 보이는 예수님께서 질문하십니다. “그렇다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그때 베드로가 고백합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은 화려한 세상과 로마 황제의 권력 앞에서 그리스도이시며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임을 고백하게 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고백 위에 교회를 세우시고, 천국 열쇠를 주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도 세상 앞에서 신앙을 고백하길 원하십니다. 예수님보다 더 화려하고 커 보이며 가까워 보이는 이 세상 앞에서 담대하게 “예수님은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라고 말하는 신앙고백적 삶을 살길 원하십니다.

자동차 접촉 사고를 낸 상대방 운전자를 용서하고 신앙고백을 선포한 후 돌아갈 때의 기쁨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이 차 안이 천국이다. 할렐루야! 오늘 하루 우리가 어디에서 신앙고백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생각해보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서태근 목사(하남 다음세대교회)

◇다음세대교회는 경기도 하남에 있는 사랑의 공동체입니다. 하나님을 경험하는 뜨거운 예배, 다음세대와 지역을 섬기는 문화센터, 작은 도서관, 토스트 나눔과 영혼을 향한 체육선교와 해외 청소년 수련회 사역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