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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담양 목사의 사진과 묵상] 둥지를 박차고 믿음의 날갯짓으로 비상하라

전담양 목사가 지난 4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임마누엘교회로 기도드리러 가던 길에 찍은 빈 둥지.

언제나처럼 창문 앞 전깃줄에 앉은 새 한 마리가 알람을 울리고 있다. 기대감 가득한 마음으로 어제의 후회를 털어내고 문밖을 나서 하늘을 바라본다. 사계절 그 어떤 계절의 하늘보다 나는 봄날의 아침이 참 좋다. 그 어느 때보다 파랗고, 나에게 어떤 지시도 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얼굴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 파란 하늘을 날아가는 새 한 마리. 지나가는 비행기가 그리는 선 하나의 수묵화. 그 파란 하늘 아래서 살아있음을 자랑하는 나무, 꽃, 작은 곤충들을 바라보자니 넓고 넓은 바다 위에 기약 없이 떠다니던 항해자가 닻을 내릴 섬을 발견하는 기쁨과 같다. 오늘도 나는 자연을 걸으며 내게 말씀하실 하나님의 메시지를 추구한다. 그리고 조용한 묵상 중에 만난 둥지 하나. 참 편안하다고 꽃들이 외치는 그 둥지를 바라보며 나는 인생을 가르치시는 성령의 음성을 듣는다.

어릴 적 작은 고사리손으로 친구들과 뒷산 언덕을 뛰어다니던 날을 기억하는가? 요즘처럼 스마트폰도 없고, 컴퓨터 게임도 없으며 장난감 하나 없었다. 길에 떨어진 돌 하나, 검은 고무줄 하나 그것으로 만족했다. 친구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즐겁게 놀다 보면 어느덧 해가 책장을 덮고 밤의 이야기를 읊기 시작할 때면 멀리서 들려오는 어머니의 목소리. 역에 도착하는 기차의 기적소리처럼 모두 그 부름에 자기의 집으로 돌아간다. 즐거운 웃음소리 가득하던 언덕 위에 다시 고요함이 밀려온다. 어떤가? 쓸쓸하다 느껴지는가? 아니면 마음 한편이 따뜻한가? 어떤 추억이 당신에게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바로 인생이다.

어머니의 눈물을 통해 빈손으로 이 땅에 오고, 둥지 속에서 입을 크게 벌리고 먹이를 먹는 새끼 새처럼 사랑의 돌봄을 통해 자라나고 자라난다. 어느덧 나도 한 마리의 어미 새가 되어 내가 가장 안전하다 느끼는 그곳에 내 삶의 터전, 나의 둥지를 짓고 살아간다. 그리고 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오늘 하루의 만족을 위해, 먹이를 찾는 한 마리 새처럼 땀을 흘리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하나님은 과연 우리를 이렇게 살다 오라고 세상에 보내셨을까? 아름다운 꽃들 사이에 비어있는 둥지를 바라보며 나는 하나님의 메시지를 듣는다. 세상이라는 둥지는 내 영혼을 담을 수 없음을, 내가 영원히 머물 곳이 아님을, 내가 있어야 할 곳은 땅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 분명한 사실을 깨닫게 하시기 위하여 하나님은 스스로 유한의 옷을 입고 이 땅에 오셨다. 그리고 자신만의 둥지에 머물러 있던 사람들을 불러내서 하늘을 알고 하늘에 살게 하셨다.

베드로를 부르셨을 때 그의 등 뒤에 남은 것은 빈 배와 빈 그물이라는 둥지였다. 죽은 지 나흘 되어 썩은 냄새가 나던 나사로의 등 뒤에는 풀어진 세마포와 빈 무덤이 있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시사 죽은 지 삼일째 되는 날, 하나님은 죽음을 이기시고 생령으로 우리와 오늘까지 함께 계신다. 우리 인생이라는 세계와 주 하나님의 세계는 서로 대척점에 있다. 물과 기름이 섞일 수 없듯 두 세계는 서로 연합할 수 없다. 세상이라는 둥지 속에서 아무리 우리가 낙관을 바란다 해도 발견하는 것은 비관적인 것들뿐이다.

그러므로 오늘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내가 바라는 것이 있다면, 둥지를 벗어나 믿음의 날갯짓을 계속하는 것이다. 떨어질까 두려워 말라. 낙심의 골짜기에 떨어지기 직전에 주의 안위하심이 당신을 보호하실 것이다. 또 떨어지고 또 떨어지더라도 염려하지 말고 날개에 힘이 생기고 저 세상이 작아 보일 때까지 힘써 날갯짓하라. 그럴 때 하늘 아버지께서 당신을 품에 안으실 것이다.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듯, 변치 않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과 보호하심이 있는 주님의 세계 속으로 당신을 인도하실 것이다. 기약 없이 그물을 내리는 삶이 아니라 언제나 만선을 믿을 수 있는 삶, 비관적인 상황에서도 아멘을 외칠 수 있는 삶, 세상의 썩어질 만족을 누리는 삶이 아니라 내 영혼과 마음을 쓰다듬으시는 주님의 손길을 경험하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부끄러운 듯 해님이 얼굴을 붉히며

돌아가면

메아리처럼 들려오는 어머니의 목소리

이제 돌아갈 때가 되었구나….”

(전담양 목사의 ‘돌아가는 길’ 중에서)


전담양 목사<고양 임마누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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