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사망 위험 높이는 근감소증… “근육을 사수하라”

중노년의 근육건강 관리 방법

근육량과 근력이 감소하는 ‘근감소증’은 근골격계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각종 대사 심혈관 질환을 유발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아이고~ 삭신이야.” “다리가 후들후들하네.”

나이가 들면 관절과 근육에 ‘이상신호’가 나타난다. 뼈마디가 욱신거리고 관절에 통증이 나타나며, 근육량이 급격히 감소해 근력이 떨어진다. 뼈와 근육이 약해진 중노년층은 똑같이 넘어져도 젊을 때보다 더 크게 다친다. 또한 근육이 없어진 공간에는 지방이 쌓여 당뇨, 심장병, 뇌졸중 같은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근육량이 부족한 남성 근감소증 환자는 사망하거나 요양병원에 입원할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5배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근육이 중노년 건강의 중요한 척도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근육 줄면 관절 통증·질병 늘어나

근육은 40세를 기점으로 해마다 1%씩 줄어든다. 80대에 이르면 30대 때의 근육의 절반 정도만 남는다. 대다수가 근육량이 줄어드는 것을 고령층의 흔한 증상으로 여기지만, 적정 근력은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 최근에는 근육량과 근력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현상을 ‘근감소증’이라는 질환으로 분류한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는 골격근이 크게 줄어드는 근감소증을 정식 질병으로 등재하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근골격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각종 대사·심혈관 질환을 유발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이은주 교수팀이 2014~2017년 강원 평창군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1348명의 건강상태를 조사한 결과, 근감소증이 있으면 사망하거나 요양병원에 입원할 확률이 남성은 약 5.2배, 여성의 경우 2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과 관계없이 근감소증이 있으면 일상생활 능력이 떨어지는 장애 발생 확률이 2.15배 높았다.

근육 감소가 당뇨병 심혈관 등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도 있다. 근육량과 근력이 떨어지면 기초대사량부터 줄기 시작한다. 근육이 빠져 팔다리는 가늘어지지만 복부에는 내장지방이 낀다. 이로 인해 2형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위험도 커지게 된다. 평소 근육이 혈당과 혈압, 콜레스테롤 대사 조절에 있어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진상욱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중 심혈관질환이 있는 남성의 30.3%, 여성의 29.3%가 근감소증이 있었다. 근감소증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76%나 높았다.

근육, 치매 발병·암 치료에도 영향

더불어 근감소증은 병을 이겨내는 힘도 떨어뜨린다. 생체활동을 유지하기 힘들 정도로 근감소증이 심해질 경우 사망률이 높아지며, 같은 당뇨나 암·뇌졸중·심장병에 걸렸더라도 근력이 약한 노인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사망 위험이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호흡근, 내장근 등이 약해지면 호흡과 소화 기능마저 제한을 받을 수 있다.

최근 한 국제학술지(Medicine)에 발표된 중앙대병원 최진화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근감소증이 동반된 직장암 수술 노인 환자는 생존율이 낮았다. 65세 이상 직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과 무병 생존율, 재발률 및 예후 인자를 비교 분석한 결과다. 근감소증이 없는 직장암 환자의 생존율은 92.5%인 반면 근감소증이 있는 직장암 환자의 생존율은 38%에 불과해 큰 차이를 보였다. 해당 연구진은 “암 환자의 경우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운동과 식이요법 등을 통해 근감소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근감소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갑자기 움직임이 둔해지며 걸음걸이가 늘어지는 것이다. 계단을 올라가거나 걸어 다닐 때 평소보다 힘들다면, 몸에 남아있는 근육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자주 어지럽고 잘 넘어지거나, 앉았다 일어나기조차 힘들어진다면 근감소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단백질과 칼슘 비타민D 보충해야

근감소증을 예방하려면 평소 꾸준한 운동과 단백질 등 근육 생성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를 잘 챙겨 먹어 근육의 질과 양을 늘려야 한다. 근육의 질과 양을 늘리기 위해서는 무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전체 근육의 70% 이상이 하체에 집중돼 있으므로 걷기나 다리 옆으로 올리기(상체를 곧게 세운 상태로 의자를 잡고 서서 한쪽 다리를 옆으로 뻗어 올리는 동작) 등 운동이 도움이 된다.

단백질 섭취도 중요하다. 근육의 대부분 단백질로 구성돼 있으며, 단백질은 근력 유지와 강화에 도움이 된다. 단백질은 육류에 풍부하다. 나이가 들면 고기 섭취가 어렵고 피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식단에 단백질은 반드시 같이 섭취해야 근육 소실을 막을 수 있다.

특히 단백질을 구성하는 필수아미노산류신, 발린, 이소류신은 근육의 생성을 촉진한다. 이를 BCAA(Branched Chain Amino Acid)라고 부른다. BCAA를 보충하면 근육 손상이 빠르게 회복되고, 혈중 젖산이 억제돼 근육 피로도 막아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류신은 근육 건강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신은 근육 단백질의 분해를 억제하고 합성을 증가시켜, 근육량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20여 종 아미노산 중 8종은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반드시 식품으로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젊은 사람에 비해 소화 능력이 저하된 노년층은 식품만으로 충분한 양의 단백질을 보충하기가 쉽지 않다. 류신 등의 필수아미노산, 단백질을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도 시중에 나와 있다. 소화기능이 상대적으로 저하된 상태인 노년층은 가급적 체내 흡수가 빠른 액상(액체) 형태로 먹는 것이 좋다. 정제 연질캡슐 형태의 제품은 체내에서 분해 용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칼슘과 비타민D를 함께 보충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칼슘은 근육을 형성하는 단백질 ‘액틴’과 ‘미오신’과 결합하여 근육의 이완, 수축 작용을 유지시킨다. 비타민D는 칼슘이 우리 몸에 제대로 흡수, 이용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또한 뼈의 형성과 유지에 필요하며, 골다공증 발생 위험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진주언 드림업 기자 jinwndjs6789@dreamupm.com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