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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2월 만 65세 이상 고령 택시기사의 자격유지검사를 의무화했다. 그러나 기존 방식의 자격유지검사와 함께 시행하려던 ‘의료적성검사’는 3개월 넘게 도입이 미뤄지고 있다. 정부가 의료적성검사 세부 기준을 마련했지만 택시업계가 ‘과도한 기준’이라며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정부는 고령 택시기사들의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빠른 시일 내로 의료자격검사가 본격 시행돼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빚어진 택시-카풀 갈등으로 곤욕을 치른 터라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월부터 고령 택시기사를 대상으로 자격유지검사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했다. 만 65세 이상 버스기사만 받던 자격유지검사 대상을 고령 택시기사까지 확대한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버스기사가 받는 자격유지검사가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험이라 고령자가 치르기 불편하다는 업계 불만을 수용해 대체 검사인 의료적성검사를 도입하기로 했다. 시야각, 주의력, 기억력 등을 평가하는 기존 적성검사 기준에다 치매, 운동기능 등의 일부 신체기능 기준을 추가해 지정된 의료기관에서 검사를 받도록 할 계획이었다.

다만 지난 2월 자격유지검사 제도 시행 전까지 의료적성검사의 세부 기준을 확정하지 못했다(국민일보 2019년 1월 31일자 10면 참조). 이에 우선적으로는 고령 버스기사 대상 자격유지검사를 고령 택시기사도 받도록 했다. 이후 정부는 연구용역을 통해 의료적성검사의 세부 기준을 마련했다. 고시 등의 행정 절차만 거치면 언제든 시행할 수 있는 상태다.

하지만 택시업계 반발로 의료적성검사 도입이 멈춰섰다. 업계는 정부가 제시한 의료적성검사 기준이 ‘과도하고 지나치게 많다’며 도입을 거부하고 있다. 의료적성검사 도입 시 고령자들의 면허 수요를 줄이고 그 결과 택시 면허값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한 원인이다. 은퇴 후 택시기사가 되더라도 몇 년 지나지 않아 자격유지검사를 받아야 하고, 탈락하면 면허를 반납해야 하는 게 부담이라는 것이다.

반면 정부는 택시의 신뢰도 회복을 위해서라도 의료적성검사가 조속히 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령자라 하더라도 의료적성검사를 통과하면 국가로부터 운전을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인정받는 것이고, 국민들도 안심할 수 있어 ‘윈-윈’이라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나이가 많다고 무조건 택시 운전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오히려 국민들에게 자격유지검사를 통과한 건강한 운전자라는 점을 알릴 수 있는 기회다”고 말했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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