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흥호 총장의 성경과 선교] 아브라함 부르심은 모든 민족이 복 얻게 하려는 구원의 은총

<5> 아브라함 부르신 하나님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학생들이 2017년 7월 캄보디아에서 교육선교 활동을 하고 있다. 아신대 제공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선택받은 후에도 다양한 역사적·문화적 상황과 위기에 부딪힌다. 여러 이방지역을 거치면서 자신들이 창조주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정체성을 잃어버린다. 주변의 사회·종교적 영향을 받으면서 신앙 위기도 맞았다.

여호와 하나님에 의해 선택을 받았고 오로지 그 하나님만을 섬겨야 할 하나님의 백성들이 다른 종교를 접하면서 봉착한 문제가 있다. 그들이 누구이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라는 근본적 신앙 문제였다. 하나님께서 다른 신과의 관계를 어떻게 말씀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선교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먼저 성경은 여호와 하나님의 속성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고 있다. 여호와 하나님은 단지 이스라엘 민족의 하나님이 아니며, 온 땅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이시다.(시 22:27~28) 따라서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다른 신을 결단코 인정하지 않는다.(출 20:3) 그런 신들은 인간이 만들었을 뿐이다.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우상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들을 통해서는 결코 구원에 이를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신다.

피조물이 피조물을 통해 구원을 얻게 된다면 논리적으로 모순이다. 창조주만이 피조물을 구원해 줄 수 있다. 이는 창조주의 권한이며 능력이자 주권이다.

하나님 보시기에 ‘아무것도 아닌 것들’을, 마치 인간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처럼 경배하고 섬긴다면 인간의 무지 혹은 어리석음만 드러낼 뿐이다. 하나님 외에 다른 어떤 신을 통해서도 구원에 이를 수 없다면 ‘종교다원주의’는 설 자리가 없어지고 만다.

주권자 하나님께서 인정하지 않는 다른 종교나 다른 길을 통해 구원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 인간들이 살아가는 문화에 따라 여러 종교와 여러 신이 만들어질 수는 있겠으나, 성경에 따르면 그런 것은 궁극적으로 구원에 이르는 길이 될 수 없다.

그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죄 문제에 대한 자각이 없고 그로부터 자신을 구원해 줄 수 있는 하나님을 인정하지도 믿지도 않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아예 없다’고 믿는 무신론자(Atheist)나 ‘하나님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겠다’는 불가지론자(Agnostic)는 하나님의 존재를 알려고 하지 않다 보니 알 수도 없게 됐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통해 이방의 민족들에게 이것을 선포하기 원하셨다. “여호와 하나님 외에 너희를 구원할 다른 신이 없느니라.” 이 말씀을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는 곳곳마다 증거하고 선포하라고 명령하셨다.

열방 중에서 행하신 하나님의 구원 역사는 아브라함에게 주신 언약을 통해 절정을 이룬다. 그래서 창세기 12장에서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그에게 복을 주시는 사건은 신학적·선교적 의미에서 적용해 볼 점이 많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복을 주시고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창 12:3)고 말씀하신 것은 “모든 족속으로 제자 삼아”(마 28:19)라는 예수의 ‘지상대위임령’(the Great Commission)과 맥을 같이 한다.

먼저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복을 주셔서 그가 큰 민족을 이룰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언약의 ‘특수주의’(particularism)라고 말하기도 한다. 여러 민족과 사람들 가운데 특별하게 아브라함이라는 인물을 선택하셨고 그에게 엄청난 복과 은혜를 베푸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셔서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창 12:2)고 약속하셨다. 그 신분은 다른 이들과 달리 특별하며 구분된 백성 됨을 의미한다.

다른 면에서 생각해 볼 점은 하나님께서 특별한 사람인 아브라함을 부르셨지만, 결국엔 그로 인해 모든 민족이 복을 얻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보편적 구원의 은총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을 언약의 ‘보편주의’(universalism)라고 말한다.

단지 아브라함에게만 복을 주시는 데 그친 것이 아니라 그를 통해 모든 민족이 복을 받으라고 언약의 말씀으로 주셨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복을 주시는 하나님의 언약에는 특별한 은혜와 더불어 모든 민족을 향한 하나님의 보편적 언약이 포함돼 있다.

이 언약을 이뤄가는 데 있어서 언약받은 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순종이었다. 신앙과 순종이 함께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아브라함이 대표적으로 보여줬다. 사역이나 삶에 있어서 언약의 백성들에게 믿음 혹은 신앙과 순종의 관계는 분리할 수 없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정흥호 아신대 총장

아브라함과 그 자손들은 처음부터 하나님의 구원을 증거하는 선교사로서 사명과 역할을 받은 것이며,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복을 다른 민족들에게도 전해줘서 그들을 구원의 진리로 인도해야 하는 책임을 맡은 것이다.

이런 점에서 아브라함은 하나님으로부터 특별한 선택을 받아 ‘복의 근원’이 됐다. 하지만 자신과 그 자손들만이 그 복을 누리는 것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그의 자손들을 통해 만민에게 그 복이 전해지고 증거돼야 한다는 점에서 선교적 사명을 받은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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