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여운학 (18) 겨우 세미나 숙소 마련… 믿음 없음의 대가 톡톡히

참가자 150여명 등록비 두 배 지불… 하나님, 전원 숙소 예비해 주셔

규장문화사 설립자인 여운학 장로가 2002년 8월 서울 온누리교회 양재성전에서 개최된 ‘제17기 이슬비전도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당장 150명의 숙소를 마련하는 게 문제였다. 그날 설한풍이 얼마나 억세게 불던지 영하 22도의 강추위 속에 규장 전 직원을 동원해 인근 호텔과 여관을 샅샅이 뒤졌다. 공교롭게도 그날을 전후해 국제행사가 기독교회관에서 열리기 때문에 값을 아무리 올려줘도 방을 구할 수 없었다. 나중엔 우리가 등록 때 받았던 숙박비의 갑절을 준다고 해도 고개를 저었다.

미아리고개를 넘어 신일고등학교 근처 여관집까지 찾았다. “하루까지는 빌릴 수는 있으나 3박은 안 됩니다.” 믿음 없음의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150명의 숙소를 빌리는 데 등록비의 갑절을 지불했다. 결국 하나님은 등록자 전원의 숙소를 예비해 주셨다.

3박 4일의 새신자통신교육 세미나는 뜨거운 감격 속에 진행됐다. ‘새신자의 심리이해’ ‘전도는 새신자가 잘한다’ ‘새신자교육의 열쇠는 쉬운 말씀암송이다’ 등 새신자 교육 경험을 위주로 쉽고 진실하며 실감 나게 가르쳤다. 그 후 이슬비전도교육세미나도 여기서 얻은 지혜로 시작했다. 세미나 중에 받은 새신자통신교육 엽서 신청만 수천 세트에 달했다. 새신자 관리가 쉬워지자 전도에 대한 교육엽서를 만들어달라는 교회가 점점 늘어갔다.

당시 한국교회 전도법은 길에서 전단을 나눠주는 수준이었다. 전도 전단을 길에서 받는 사람들의 유형은 세 부류였다. 첫째로 슬쩍 받자마자 길에 버리는 경우, 둘째로 조금 예의를 지켜서 들고 가다가 길가 쓰레기통에 버리는 경우, 셋째로 받은 전단을 자세히 보면서 혼잣말로 ‘우리 교회도 이렇게 전단을 만들면 좋겠구나’ 하는 경우 등이다. 한국대학생선교회(CCC)의 사영리 전도는 젊은이들, 특히 대학생을 대상으로 훈련된 간사들이 열심히 활용하고 있었다.

이게 한국교회 전도의 현실이었다. ‘아무리 값싸게 만든다 해도 그런 전단을 만드는 비용은 다 성도들의 귀한 선교헌금으로 한다.’ 그래서 고안해낸 것이 성경적 전도법이었다. 먼저 떠오른 것은 ‘여리고 작전’이었다. 여리고성처럼 꽉 닫힌 사람들의 마음 문을 희생자 하나 없이 열고 들어갈 수 있는 전도법이 성경 속에 감춰져 있음을 믿었다. 그래서 기대감을 품고 여호수아서를 읽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마음이 들떴다. 금을 캐려고 서부를 향해 달려가던 미국 서부 개척자의 마음 같았다. 드디어 여호수아 6장을 읽기 시작했다.

“이스라엘 자손들로 말미암아 여리고는 굳게 닫혔고 출입하는 자가 없더라.” ‘쿵덕 쿵덕’ 내 심장이 뛰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여호와께서 여호수아에게 이르시되 보라 내가 여리고와 그 왕과 용사들을 네 손에 넘겨 주었으니 너희 모든 군사는 그 성을 둘러 성 주위를 매일 한 번씩 돌되 엿새 동안을 그리 하라.” 이 말씀 안에 전도의 열쇠가 보이는 것 같았다.

엎드려 누워 있다가 벌떡 일어나 천장 전등을 켰다. 작은 스탠드 등에만 의지해선 읽어나갈 수가 없었다. 아내가 눈이 부시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아니, 왜 자다가 갑자기 불을 켜고 그래요?”

나는 춤이라도 추고 싶을 만큼 벅찬 마음이었는데 아내가 그 감격을 알 리 없었다. “여호와께서 여호수아에게 이르시되”라는 말씀이 나에게는 “하나님께서 여운학에게 이르시되”로 다가왔다. 그다음 말씀을 읽으면서 준비한 백지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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