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일 개봉하는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의 주연배우 김래원. 그는 “장세출 같은 사람이 이 시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젊은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며 “그런 감정을 진실하게 전달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촬영 기간 동안 ‘김래원’을 지우고 ‘장세출’로 지냈어요. 완전히 그 사람이 되었으니, 그 순간부터는 더 이상 ‘연기’를 할 필요가 없는 거죠.”

배우 김래원(38)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꽤나 흥미로웠다. 단순히 배역을 연기한 것이 아니라 아예 그와 한 몸이 됐다는 고백. 그런 경지는 어떻게 도달할 수 있는 걸까. 김래원은 “그렇다고 내가 대단히 훌륭한 연기를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뭐라 설명하긴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으로 돌아온 김래원을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폭력조직의 보스가 시민 영웅이 되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 극 중 김래원은 주인공인 전남 목포의 최대 조직 보스 장세출 역을 소화했다.

김래원 캐스팅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팬들의 기대감은 상당했다. 원작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이 높다는 이유에서였다. 김래원은 “원작 웹툰을 다 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으나 외모가 비슷한 것 같다. 웹툰 속의 장세출도 나처럼 조직 보스 같은 험상궂은 인상은 아니더라”고 했다.

영화는 관객 688만명을 동원한 청불 액션 ‘범죄도시’(2017)의 강윤성 감독의 신작으로도 기대를 모았다. 김래원이 출연을 결심한 이유 역시 강 감독의 작품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김래원은 “감독님의 전작이 너무 좋았다. 캐릭터를 분배하고 극을 풀어내는 방식이 훌륭했다”고 평했다.

“이번 현장에서도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어주셨어요. 모든 배우들이 원하는 거죠. 이를테면 여기서 저기까지 날아가는 장면을 찍는다고 했을 때 강 감독님은 동작을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요. 전적으로 배우에게 맡기고 스스로 방법을 찾아가게 해주시죠. 훌륭한 연출자라고 생각해요.”

매 순간 의견을 묻는 강 감독의 ‘열린 연출’ 덕에 촬영 당일 즉흥적으로 바뀌는 대사나 장면들이 적지 않았다. “나중에는 대사도 안 외우고 현장에 갔어요. 어차피 바뀔 테니까(웃음). 그렇지만 저는 이미 장세출이 된 상태였으니, 어떤 상황이 주어져도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었어요.”


장세출은 거친 세계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정의감과 순애보를 간직한 입체적 인물이다. 이를 위해 다소 비현실적인 만화적 설정들이 총동원되는데, 용역 현장에서 만난 변호사 강소현(원진아)에게 첫눈에 반해 그의 말대로 좋은 사람이 되기로 결심한 뒤 자신의 다짐을 실천해 나간다.

영화는 김래원이라는 배우가 가진 장기의 총체로도 보인다. 액션과 코미디, 로맨스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준다. 김래원은 “이렇게까지 매력적인 인물로 봐주시리라 예상하진 못했다. 내가 특별히 한 건 없다. 늘 하던 대로, 주어진 대로만 연기했을 뿐”이라며 겸손했다.

작품마다 완전히 몰입하는 편이라는 김래원은 “내가 맡는 역할의 좋은 점들을 자연스럽게 ‘김래원화’시켜 왔다”고 털어놨다. “이를테면 원래 제겐 밝고 재치 넘치는 모습이 없었는데, 역할을 체화하다 보니 일상에서도 그런 면들이 묻어나는 거죠. 장세출을 통해선 단순해지는 법을 배웠어요.”

김래원이 요즘 빠져있는 건 연기와 낚시. 그는 “(연애하려면) 이러면 안 되는데”라며 머쓱하게 웃어 보였다. “지금 저에게는 그 두 가지가 삶의 전부예요. 둘의 공통점도 많아요. 매번 어떤 놈을 만날지 모르고, 늘 새로운 포인트에 나가서 적응해야 하죠. 점점 더 재미있어지는 것 같아요.”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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