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핀테크 기업들이 활발한 인수·합병(M&A)을 중심으로 투자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의 경우 금융회사의 직·간접적 자금 지원에 크게 의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꼽히는 ‘유니콘 기업’(시장가치 1조원 이상) 또한 국내에선 한 곳에 불과했다. 국내 핀테크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6일 ‘글로벌 핀테크 10대 트렌드 및 시사점’을 발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글로벌 핀테크 시장에서 벤처캐피털(VC), 사모펀드(PE), M&A를 통한 투자는 2014년 50조원(1543건)에서 지난해 123조원(2196건)으로 2.5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 가운데 M&A 비중은 65%에 달한다.

반면 국내 핀테크 기업의 경우 소수 기업을 제외하고는 금융회사의 자금 지원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핀테크 기업의 금융회사 의존도가 심해지면 기존 금융회사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되고 금융시장의 경쟁도 저하될 수 있다. 현재 국내에는 유니콘 기업이 ‘토스’밖에 없다. 핀테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미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24개의 유니콘 기업을 두고 있다. 금감원은 “M&A 등의 적극적인 투자유치를 위해서는 핀테크 기업이 검증된 수익모델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 IT플랫폼 기업(빅테크 기업)의 금융영역 진출은 활발하다. 이들은 이미 확보된 고객을 기반으로 간편결제·송금 시장에 진출했다. 세계시장에서도 구글, 아마존, 알리바바 등의 빅테크 기업이 금융시장에서 지배력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다만 중국에서는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전체 모바일결제 시장의 94%를 점유해 시장경쟁을 저하시키기도 했다.

점차 확대되는 빅테크 기업의 영향력이 기존 금융회사에는 위협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동시에 핀테크 기업과 금융회사의 협력이 활발해지고 있는 점도 최근 트렌드로 제시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챗봇이나 로보어드바이저가 금융기관에 도입된 것이 일례다. 앞으로 오픈뱅킹(기기에 관계없이 인터넷뱅킹 이용 가능)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의 협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핀테크 기업이 예·적금, 보험, 대출 등 더 다양한 금융 부문으로 진출하면서 종합 금융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또 인슈어테크(보험산업에 AI, 빅데이터 등을 접목해 서비스 제공)에 대한 관심과 투자도 급증하는 추세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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