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는 올해 CES에서 미래차 콘셉트 ‘엠비전’을 통해 DMD 헤드램프의 실제 사용 모습을 보여줬다. 현대모비스 제공

눈이 사람의 인상을 좌우하는 것처럼 램프도 자동차의 인상을 결정한다. 시야가 확보돼야 사람이 움직일 수 있듯이 램프가 제 기능을 해야 자동차도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다. 안전운행의 필수 요소이자 자동차 디자인의 중요한 요소인 램프가 자율주행차 시대를 앞두고 진화하고 있다.

무엇으로 빛을 내야 효율이 좋을까

램프는 자동차 역사와 함께 발전했다. 1880년대 자동차는 석유연료를 사용하는 두 개의 가스등을 헤드램프 삼아 어둠 속을 달렸다. 유리구 안에 텅스텐 필라멘트를 고정하고 할로겐 가스를 넣는 구조의 할로겐등은 광량의 손실 없이 전구의 수명을 두 배 이상 늘린 혁신적인 발명이었다.

1990년대 들어선 고압방전등이라고도 불리는 HID(High Intensive Discharge)가 등장했다. HID는 필라멘트 없이 전자가 형광물질과 부딪치면서 빛을 내는 방식으로, 기존 램프보다 밝고 선명해 운전자 시야를 넓혀줬다. 전력 소모율이 낮아 고열로 생길 수 있는 램프의 변형도 적고, 빛을 정밀하게 집중시켜 시야에 잡히는 물체의 명암을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게 해줬다.

광량이 낮아 브레이크등과 실내조명등에 주로 적용됐던 발광다이오드(LED) 램프는 할로겐등보다 5배, HID보다 2배 이상 전력효율이 우수하다. 최근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레이저도 고급 차종에 한정적으로 적용되는 추세다. OLED는 소비전력이 낮고 LED보다 작고 얇게 만들 수 있다. 그간 내구성이 확보되지 않은데다 비싸 차량 적용이 어려웠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채산성이 확보돼 일부 고급차에 적용되고 있다.

레이저의 밝기는 LED의 네 배 이상, 가시거리는 LED의 두 배 수준인 600m에 달한다. 하지만 비싸고 내구성이 낮으며 수명이 짧다. 업계는 레이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레이저 라이크(like) LED’를 개발하고 있다. 레이저 광원과 유사하게 고성능 LED의 빛을 모아 쏘는 방식이다.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렌티큘러 렌즈를 활용해 개발한 3D 리어램프. 현대모비스 제공

인상적인 리어램프의 심미적 효과

웨딩드레스를 고를 때 앞모습 못지 않게 중요한 건 뒷모습이다. 하객들이 주로 뒷모습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도 비슷하다. 특히 달리고 있는 차는 앞모습보다 뒷모습이 눈에 띄기 때문에 후면부의 리어램프는 제조사들이 신경 쓰는 디자인 포인트 중 하나다. 이미지 차별화를 위한 리어램프 개발 트렌드는 보석감 강조, 신규 광원 적용, 3D효과 구현 등 크게 세 가지다.

램프 업체들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리어램프에 보석감을 강조하고 있다. 보석 가공 기법을 적용해 보다 고급스럽게 반짝이는 램프를 만들기도 하고 보석 업체와 협업해 크리스탈을 램프에 적용하기도 한다.

3D 효과를 구현하기 위해선 여러 가지 방식이 연구되고 있다. 광학 구조물이나 돌출형 렌즈를 적용해 리어램프의 구조 자체를 기하학적으로 만드는 방식, 거울을 양쪽에 두고 빛을 계속 반사시켜 3D 효과를 내는 방식, 레이저 광원을 이용해 홀로그램 필름에 이미지를 투사하는 방식 등이 있다.

첨단 지능형 헤드램프. 현대모비스 제공

미래차 시대, 램프 패러다임의 전환

‘자율주행 모드가 시작되자 자동차 지붕 주위의 램프가 청록색 빛을 낸다. 보행자들과 다른 차량의 탑승자들은 해당 차량이 자율주행 상태라는 것을 인지한다. 아이가 길을 건너려고 하자 멈춰선 자동차는 아이가 발 밑의 웅덩이를 피해 길을 건널 수 있도록 DMD 헤드램프로 우회할 수 있는 화살표를 표시해 준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CES)에서 현대모비스는 미래차 콘셉트 엠비전을 통해 차량 전후좌우에 장착된 램프가 다른 차량 혹은 보행자와 소통하는 매개로서 기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업계는 자율주행차의 상태나 의사를 외부에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단으로 램프 기술을 주목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엠비전에 구현한 DMD(Digital Micro-mirror Device) 헤드램프는 40만개에 달하는 미세 거울로 헤드램프 불빛을 조정해 노면에 특정 신호들을 구현할 수 있다. 보행자 앞에 횡단보도를 만들어주거나 노면에 인사말을 쓰는 것도 가능하다.

자율주행차 시대의 램프는 야간 주행 시 차선이나 표지판 등 자율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항상 상향등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전방 차량 부분만 빛을 차단해 상대 운전자의 눈부심을 막는 지능형 헤드램프(ADB)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ADB는 항상 상향등 상태를 유지하고 전방 차량이 있는 부분만 빛을 차단한다. 그러나 전방의 카메라 센서로만 차량을 인식해 상황에 따라선 상대 차량의 불빛을 인식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현대모비스는 운전자지원기술(ADAS)과의 연계를 통해 기존의 한계를 극복한 첨단 지능형 헤드램프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전방 카메라 센서뿐만 아니라 레이더, 내비게이션, 조향각센서 등에서 정보를 추가적으로 수집해 더 정밀하게 빛을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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