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 객관성에 전문가 의견도 중요

[곽변의 형사재판 이야기] 형사재판서 억울함 풀기 위해서는

그림=안세희 화백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청 곽준호 변호사입니다. 이번에는 보이스피싱 범죄 사건에서 ‘총책’으로 몰렸는데 그 누명을 벗은 사건에 대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보이스피싱 사건이 사회적 전체의 신용에 피해를 주는 죄질이 너무나도 나쁜 범죄임은 누구나 아실 것입니다. 이 사건은 제주도에서 숙식하면서 보이스피싱 조직을 운영한 조직이 일망타진되었다고 언론을 크게 탔었습니다. 저는 ‘총책(우두머리)’으로 몰려서 같이 검거된 60명의 사람들 중 가장 중형(8년)을 1심에서 선고받은 대만인 A씨의 2심을 변호하였습니다.

제가 이분을 만나서 상담해보니 본인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는 인정을 하지만 결코 본인이 총책은 아니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저는 의뢰인의 이런 말도 처음부터 신뢰하지는 않습니다. 그러기에 8권에 달하는 증거기록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퍼즐을 맞추듯 사실관계를 재구성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나름대로 ‘의뢰인은 범행에 가담한 것은 사실이나 총책이 아니며, 의뢰인이 총책으로 몰린 것에는 처음부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척하면서 의뢰인을 우두머리라고 진술한 공범 B의 진술이 결정적이었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공범들의 진술을 통해서 ‘공범 B가 수사기관에 A가 총책이라고 말하라’고 했다는 사실도 확인하였습니다.

그리하여 ‘공범 B가 시켜서 A가 총책이다’라고 조사 시에 이야기를 했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주요 공범들로부터 받았고 이를 2심 법정에 제출하여 결국 재판부로부터 ‘A가 총책이 아니다’라는 판결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저는 소위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에서 동생을 변호하였는데 저도 처음부터 동생의 말을 믿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객관성을 두고 일을 진행하기 위해서 심리학자, 동영상 분석학자 등 전문가의 의견을 먼저 들었습니다. 그리고 수사기관의 의뢰로 의견서를 낸 ‘법영상분석연구소’를 찾아가 직접 뵙고 견해도 들었습니다. 그 뒤에 변호인인 저나 피고인의 목소리가 아닌 제3자인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동생의 억울함을 호소하였고 이를 재판부에서 받아주셨습니다.

형사재판을 하다 보면 본인이 억울하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분들이 전부 다 무죄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며 형사 재판에서 무죄를 받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객관적인 증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런 객관적인 증거를 잘 수집하는 것이 결국 변호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곽준호 변호사 <법률사무소 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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