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사르디니아섬의 휴양지 포르토 체르보 해안가에서 발견된 향유고래 사체가 3월 29일(현지시간) 부검을 위해 크레인으로 옮겨지고 있다. 고래 뱃속에는 유산된 태아와 함께 22㎏에 달하는 폐플라스틱이 발견됐다. AP뉴시스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를 오염시키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매년 항공모함 90척 규모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쏟아지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30년 후에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왔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에 따르면 매년 800만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쏟아진다. 이는 1분에 트럭 한 대 분량의 쓰레기를 바다에 쏟아부어야 가능한 어마어마한 양이라고 CNN방송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경제포럼은 지금 같은 추세를 유지할 경우 플라스틱 쓰레기 유입량이 1분당 트럭 4배로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일단 바다로 흘러든 막대한 양의 쓰레기는 한곳에 모여 해양쓰레기 지대를 만든다. 하와이와 미국 캘리포니아 사이에 형성된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The Great Pacific Garbage Patch)’의 면적은 텍사스주의 2배, 프랑스의 3배에 달한다. 특히 쓰레기 지대에는 플라스틱 조각 1조8000억개가 섞여 있다. 이는 미국 뉴욕, 마이애미 같은 대도시에서 발견된 것보다 7배나 많다. 플라스틱 이외에도 정화조와 농장 등에서 나온 오수, 자동차 엔진의 기름도 오염물질에 포함된다. 해양오염물질의 80%가 육지에서 배출된다.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를 제거하기는 쉽지 않다. 해양정화기업 더오션클린업은 현재 바다에 퍼져있는 플라스틱 조각이 5조개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5㎜ 미만의 미세플라스틱을 걸러낼 방법이 없다고 미 ABC방송이 전했다.

게다가 플라스틱 쓰레기는 인간의 손이 채 닿지도 않은 바다 깊은 곳까지 퍼졌다. 미국의 해저 탐험가 빅터 베스코보는 지난달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 1만927m 지점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발견했다. 지구에서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에 인간보다 쓰레기가 먼저 닿은 셈이다.

그러다 보니 해양생물들은 곳곳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로 고통받는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매년 바닷새 100만 마리와 해양 포유류 10만여 마리가 목숨을 잃는다. 바다거북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즐겨 먹고 대부분의 바닷새들이 새끼에게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이로 주고 있다. 해양생물 사체 뱃속에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견되는 일이나 머리에 비닐봉지를 뒤집어쓴 채 날아오르는 갈매기가 발견되는 일도 흔하다.

엘렌 맥아더 재단은 2050년이면 전 세계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 중량이 더 클 것으로 예측했다. 거의 모든 산호초가 플라스틱 쓰레기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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