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국빈방문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을 대하는 자유한국당의 시선이 곱지 않다. 대통령이 국회 장기 파행 등 해결해야 할 국내 문제를 뒤로 한 채 특별한 현안도 없는 북유럽 3국을 방문할 겨를이 있냐는 게 비판의 요지다. 더욱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서훈 논란이 일고 있는 김원봉을 언급해 불필요한 이념 논쟁을 불러일으켜 놓고 외국 순방에 나선 것은 무책임하다는 거다.

민경욱 대변인은 “역사 덧칠 작업으로 갈등의 파문만 일으키고 나홀로 속 편한 현실도피에 나섰다”며 “불쏘시개 지펴 집구석 부엌 아궁이 있는 대로 달궈놓고는 천렵질에 정신 팔린 사람마냥 나홀로 냇가에 몸 담그러 떠난 격”이라고 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북유럽 3개국에 왜 가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지금은 북유럽 관광하기 좋은 계절”이라면서 “여름휴가는 아니죠”라고 비아냥댔다. ‘천렵질’, ‘관광하기 좋은 계절’이라는 걸 보면 한마디로 외유와 다름없는 외국 순방이라는 얘기다.

청와대는 이번 순방의 키워드로 평화, 혁신성장, 포용국가 세 가지를 제시했다. 좋은 말이긴 한데 너무 추상적이어서 국민들 피부에 얼마나 가닿을지는 미지수다. 대정부비판은 야당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다. 성역이 있어선 안 된다. 하지만 지켜야 할 선은 분명 있다. 특히 상대가 있는 정상외교의 경우 더욱 그렇다. 홍 전 대표와 민 대변인의 지적은 ‘북유럽 3국=굳이 대통령이 방문할 필요가 없는 나라’라는 인식을 심어줄 개연성이 농후하다. 상대국에 대한 외교적 결례이고, 북유럽 3국 국민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이다. 역지사지하면 답은 자명하다.

4강 외교가 외교의 전부가 아니다. 우리에게 어느 한 나라 중요하지 않은 나라가 없다. 세계가 닮고 싶어하는 북유럽 3국의 앞선 복지 노하우만이라도 제대로 전수받을 수 있다면 이번 순방은 유의미하다. 문 대통령은 순방 기간 노르웨이 오슬로대에서 오슬로 포럼 기조연설을 한다. 6·12 북·미 정상회담 1주년에 즈음해 이뤄지는 연설에서 문 대통령이 어떤 비핵화 중재안을 내놓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외교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정상외교를 돕지는 못할 망정 훼방은 놓지 말아야 한다. 비판은 대통령 귀국 후에 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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