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세상을 대립구조로 보는 이원론 버려야”

한국교회활력화지원네트워크 ‘교회를 묻는다’ 세미나 개최

채병관 서울여대 교수가 1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한국교회활력화지원네트워크 세미나에서 오늘날 한국교회의 성찰 과제를 제안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주훈 중앙루터교회 목사, 채 교수, 김창주 광염교회 목사. 강민석 선임기자

편 가르기가 횡행하는 오늘날 한국교회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교회활력화지원네트워크는 1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교회를 묻는다-이 시대에 교회란 도대체 무엇인가’ 세미나를 열고 ‘타자(他者)’ 만들기를 그만둬야 한다고 촉구했다.

혈연 등 관계를 중시하는 것은 유교적 전통이다. 유교는 내집단과 외집단을 구별하며 ‘우리’를 중시한다. 채병관 서울여대 교수는 한국교회가 유교적 전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채 교수는 “우리 교회와 우리 목사만 존경하고 다른 교회와 다른 목사는 구별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교회 또는 교단 간 연합을 막는 방해 요소”라고 설명했다.

대표적 현상으로 교회 세습을 들었다. 주자학에서 제사를 위해 아버지와 친아들로 이어지는 순수한 혈통을 강조했듯 한국교회에서도 부자 관계가 자본이자 권력이 됐다고 했다. 채 교수는 “목회자의 부자 세습은 외부인과의 소통을 방해하지만, 내부 구성원에게는 설득력 있는 단합을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일부 목회자의 편 가르기를 ‘낙인 효과’로 설명했다.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은 상대방을 일반인과 구분 지어 부정적인 인격체로 만드는 일을 낙인 효과로 정의했다. 낙인찍기는 대상자에게 치명적인 아픔을 주지만 집단엔 단합과 단결을 가져온다.

강경민 일산은혜교회 목사는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도 한국교회를 대변하는 것처럼 가장하며 타자를 규정하는 이원론적 프레임을 만들어 왔다”고 지적했다. 채 교수는 “타인을 낙인찍을수록 한국교회도 낙인을 당하는 아이러니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기독교는 구분 짓는 종교가 아니다. 이치만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가문 이기주의가 최고조로 치달으며 나라가 멸망으로 향하던 구한말, 새뮤얼 무어 선교사는 백정해방운동을 이끌었다”며 “무어 선교사는 마을 사람을 개종의 대상으로 타자화하지 않고 대접하며 하나님의 한 백성으로 맞아들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복음은 피를 나누지 않은 사람을 내 가족처럼 받아들이겠다는 소식”이라며 “기독교는 구한말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일을 하며 이 땅의 백성에게 소망을 줬다”고 증언했다.

백충현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대안으로 ‘커뮤니온(communion)의 교회론’을 제시했다. 그는 “하나님의 사랑은 대내적으로 성부와 성자 성령 사이의 교제인 커뮤니온 안에 있으며 대외적으로는 타자와의 교제에서 나온다”며 “커뮤니온은 세계를 향해 개방됐고 세계가 자신의 커뮤니온에 참여하도록 초대하고 기다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교회에 나타나는 개교회주의화 게토화 사유화는 교회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생겨난 것”이라며 “교회와 세계를 대립구조로 이해하는 이원론을 지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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