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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해 전 독일에서 목회할 때의 일입니다. 신학 공부를 같이한 친구 목사가 목회를 하고 있는 이탈리아 로마를 찾아 말씀을 나눈 일이 있었습니다. 성악을 공부한 교우들이 많아 찬양이 기억에 남을 만큼 은혜로운 교회였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을 찾았을 때 나무 아래 차를 세워둔 친구가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로마에는 참새가 얼마나 많은지 나무 아래 차를 잘못 세워두면 자기 차를 못 찾을 때가 있다고 했습니다. 무슨 이야긴가 싶었는데, 잠깐 사이에 검정색 자동차 색깔을 흰색으로 바꿀 만큼 참새가 똥을 쌀 수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참새가 아무리 많아도 그렇지 과장이 지나친 것 아닐까 생각하고 있을 때 친구가 물었습니다. 로마에서 참새를 위해 세운 1년 예산이 얼마나 되는지 아느냐고 말이지요.

세상에, 참새를 위해 예산을 세웠다니 로마가 참으로 별난 도시다 싶었을 뿐, 예산 규모는 도무지 짐작이 되질 않았습니다. 대답을 못하자 친구가 답했는데, 그 말이 걸작이었습니다. 한 푼도 세우지 않는다고 했으니까요. 예산 한 푼 세우지 않아도 하나님이 먹이고 입히시는 참새들, 우리 또한 그 은총 안에서 사는 것이었습니다.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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