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삼성·한화·미래에셋 등 7개 통합감독 대상 금융그룹의 계열사 간 ‘전이위험’ 평가가 이뤄진다. 그룹 내 특정 계열사의 부실이 금융부문 전체로 번질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따져 ‘제2의 동양그룹 사태’를 막겠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금융그룹 통합감독 모범규준 시범적용 성과와 향후 운영방안을 발표했다. 간담회에는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미래에셋대우·현대캐피탈·DB손해보험·롯데카드 등 통합감독 대상 금융그룹의 대표회사 CEO와 민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금융그룹 통합감독 모범규준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복합금융그룹의 건전성 관리를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시범운영되고 있다.

금융위는 올해 모범규준을 연장하면서 자본적정성 기준을 개선하기로 했다. 우선 내년부터 비금융계열사의 부실화위험, 금융그룹 소유구조 등을 들여다보는 전이위험 평가를 한다. 금융감독원이 매년 1회 실시해 분기별 자본적정성 비율에 반영할 계획이다. 금융계열사 간 교차·우회출자 등에 대한 중복자본 기준도 마련된다. 지난해 모범규준을 마련하면서 중복자본 기준을 세웠지만, 교차·우회출자 등에 대한 기준은 미비하다는 판단에서다.

자본적정성 기준이 강화되면 금융그룹별 출자구조 등에 따라 자본비율이 내려갈 수 있다. 이날 금융위가 공개한 7개 금융그룹의 평균 자본비율은 244.1%로 양호했다. 모범규준상 금융그룹은 이 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계열사 간 전이위험(중간평가등급 일괄적용)까지 고려했을 때는 자본비율이 181%까지 내려갔다. 미래에셋(125.3%)이 가장 낮고 삼성이 가장 높았다. 다만 삼성화재·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을 많이 보유해 삼성전자 위기 시 함께 위태로울 수 있는 ‘집중위험’을 반영하면 삼성의 비율도 135% 정도까지 낮아질 수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금융그룹의 위험관리 실태평가도 실행한다. 위험관리 체계와 자본적정성, 위험집중·내부거래, 소유구조·이해상충 등 4개 부문에서 평가가 이뤄진다. 금융위는 평가 결과 종합등급이 4등급 이하인 금융그룹에는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하도록 권고할 계획이다.

하지만 모범규준을 법제화하기 위한 법안들은 여전히 국회에 묶여 있다. 삼성의 집중위험 반영 여부도 국회 논의 결과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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